“액셀만 밟았어도...” 송영길 민주당 대표 발언에 광주 버스 기사 딸 분노했다
2021-06-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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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협의에서 “액셀만 밟았어도”라고 발언한 송영길 민주당 당대표
이에 분노한 피해자 가족 “잘못된 표현으로 인해 매우 불쾌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광주 건물 붕괴 사고 당정협의에서 "액셀만 밟았어도 사실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에 버스 기사의 딸이 인터뷰를 통해 송 대표의 발언에 분노했다고 밝혀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버스 기사의 딸이라고 밝힌 A 씨는 18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송 대표의 발언으로 우리 가족은 또 한 번 상처를 받았다"라고 전했다. 그는 "송 대표 발언의 의도는 알겠으나 잘못된 표현으로 인해 매우 불쾌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20년 가까이 성실히 일을 해오셨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사고에 치료를 받으며 우울증과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아버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힘들다. 송 대표의 가벼운 발언을 보는 내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도 당대표라는 자리에 있는 만큼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유족과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 달라.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고 모든 피해자가 쾌유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17일 사고 수습을 위한 당정협의에서 "바로 그 버스 정류장만 아니었다 할지라도, 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사실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필 버스 정류장 앞에 이런 공사 현장이 있어 시간대가 맞아 불행한 일이 발생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발언이 논란이 되자 송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기자가 제가 한 말 중 일부를 잘라내 기사를 송고했다. '액셀러레이터를 조금 밟았어도'라는 대목만 키웠다. 이것은 '언론 참사'와 다르지 않다. 강력한 미디어 환경을 개선해 가겠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송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참사 피해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2차 가해나 다름없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 송 대표는 즉시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의당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송 대표는 사고 현장을 가리켜 '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 말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게 더불어민주당이 중대 재해 사고를 바라보는 인식인가"라며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