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EPL 입단식, 난데없이 퍼진 '개고기송'…"박지성 탓이라고?"
2021-08-3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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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수로 14번째 EPL 땅 밟은 황희찬
맨유전에서 난데없이 등장한 개고기송
축구선수 황희찬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튼에 입단했다. 한국 선수로는 역대 14번째 EPL 선수다.

황희찬은 지난 30일(한국 시각)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 뒤 홈구장인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21-2022 PL 3라운드 홈경기를 관람했다.
경기 직전 울버햄튼은 그가 팬들 앞에 나서서 입단을 축하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황희찬은 등번호 26번 유니폼을 입고 머리 위로 박수를 치면서 여유롭게 등장했다. 울버햄튼 팬들 역시 기립박수로 뜨겁게 환대했다. 현지 중계에서는 그의 별명인 '황소'를 소개하면서 "축구계에서 '황소'라고 불리는 건 좋은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를 벤치에서 관람했다. 한창 경기가 진행되던 중 갑자기 상대 팀인 맨유 관객석에서는 이른바 '개고기송' 응원가가 흘러나왔다. (영상)
개고기송 응원가는 박지성이 맨유에 입단한 초기부터 인기를 끌었다. 당시 팬들은 박지성에 대한 응원과 상대 팀을 야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했다고 하지만, 가사에 인종 차별적 요소가 담겨있어 논란이 꾸준했다.
가사는 "박(지성),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든 너희 나라에선 개를 먹지. 그래도 괜찮아. 쥐를 먹는 리버풀 녀석들보다는 나으니까"라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발언이 인종 차별적 요소를 담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영국에서 '한국인은 개고기를 먹는다'라는 편견에서 비롯한 차별적 발언은 범죄로 규정돼 있다. 지난 2월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을 향해 '개고기나 먹어라'라는 발언을 한 20대 팬이 평생 축구 경기장 출입 금지 처분과 징역 8주에 처해지기도 했다.
이날 경기 후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는 황희찬 입단식이 있던 날 퍼진 '개고기송'과 관련해 다시 논란 중이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활약하던 당시 개고기송과 관련해 '인종차별이 아니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지 않아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반면 박지성도 인종차별 피해자이고, 맨유 입단 당시에는 명확한 입장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박지성 탓으로 돌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황희찬은 2014년 12월 잘츠부르크로 유럽에 진출한 후 네 시즌을 뛰며 125경기에서 45골을 넣었다. 지난해 7월 독일 라이프치히로 이적해 빅리그 무대를 밟은 뒤 분데스리가 18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하고 컵대회에서 3골 2도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