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판정' 넷플릭스 초기대작이 드디어 오픈합니다 (종합)

2021-11-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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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 웹툰 '지옥'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
넷플릭스 기대작 '지옥', 19일 공개

"여러분, 스스로의 느낌 그 자체에 집중하면서 즐겨주세요. 그럼 인생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넷플릭스 청불(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 '지옥' 주연배우 유아인이 한 말이다. 그가 자신 있게 추천한 '지옥'이 찾아온다.

16일 오전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연상호 감독, 배우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서울역' '부산행' '반도' '방법: 재차의'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어온 연상호 감독의 신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연상호 감독 / 이하 넷플릭스 제공
연상호 감독 / 이하 넷플릭스 제공

이날 연상호 감독은 "배우분들이 연기해 주신 캐릭터들이 사회에 실제로 존재하는, 있을 법한 인간들이라 생각한다"며 "다들 각자 갖고 있는 신념이 있는 인물인데 그 신념들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 그 모습을 통해 사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피력했다.

처음으로 시리즈 연출에 도전한 소감에 대해서는 "이전 작업과 다르지 않았다"며 "영화를 연속으로 찍는 느낌이었다. 네 편의 영화를 찍는 느낌 같았다. 영화를 찍을 때와 마음가짐은 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천사와 지옥사자 이미지는 어떻게 구현했을까. 연 감독은 "천사와 악마는 고대 옛날에서부터 나타났기에 그들이 봤던 원형이 무엇일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만들었다"며 "천사를 표현한 여러 그림 중 거대한 얼굴 이미지들이 있었다. 무엇을 봤을 때 이런 이미지를 만들어냈을까 상상했다"고 설명했다.

유아인
유아인

유아인은 세상이 혼란해진 틈을 타 부흥한 새진리회의 의장 정진수 역을 맡았다. 그는 "정진수는 초자연적이고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는 세상에 의미와 질서를 부여하고, 정의롭게 살 것을 사람들에게 권장하는 그런 인물"이라며 "미스터리 현상을 쫓아서 밝히고 스스로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소개했다.

정진수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될 만큼 글이 워낙 잘 쓰여 있었고, 현장에 임하면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나를 풀어놨던 편인 것 같다"며 "감독님과 사전 협의, 논의가 있긴 했지만 사전에 그 인물에 대해 설계나 계획을 갖고 임했다기보다는 현장 속에서 그 인물이 어떻게 반응하고 어느 시점에서 나아갈지 스스로 열어뒀다"고 말했다.

특히 연상호 감독은 유아인을 두고 정진수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유아인은 캐스팅 제의를 받고 출연을 바로 결정했지만, 바로 의사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설에 대해 "출연료 협상도 해야 하고 (웃음) 정진수 입장에서 말장난을 치기가 어려운 점이 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유아인은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에 작품에 대한 설명만으로 확 끌림이 생겨나는 작품이 있다"고 '지옥'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이어 "반평생 배우로 살면서 그런 작품을 자주 만나지는 못했는데 '지옥'은 그런 작품이었다"며 "책(시나리오)을 읽기 전부터 마음이 끌렸다. 책을 본 후에는 미쳐버렸다"고 고백했다.

이에 연상호 감독은 "꿈에서 유아인 씨한테 전화가 왔는데 출연하겠다고 하더라. (잠에서 깨고) 꿈이라는 사실에 눈물이 났다"며 "이후에 유아인 배우에게 출연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그 자리에서 2m를 점프해서 '야호'라고 외쳤다"고 받아쳤다.

김현주
김현주

김현주는 새진리회와 그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집단 화살촉에 맞서는 민혜진 변호사 역을 열연했다. 그는 '지옥'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이 굉장하다는 걸 처음 느껴봤다. 원작이 있거나 실존 인물을 표현하는 게 창작보다 더 어렵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도전을 꺼려 했다"며 "웹툰을 봤을 때 너무나 사실적으로 표현된 인물의 감정이 와닿아서 '배우로서 얼마만큼 표현할 수 있을까' 모험심이 있었고, 새로운 작업 현장에 참여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밝혔다.

민혜진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연상호 감독님 작품을 보면, 초자연 현상을 많이 해왔는데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양한 인간 군상인 것 같았다. 민혜진이 이상적인 캐릭터보다는 더 현실적인 인물, 흔들릴 수도 있고 바로 설 수도 있는, 그게 오히려 더 힘든 캐릭터라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가까운 인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또 김현주는 액션신에 대해 "과한 액션 장면은 아니어서 즐겁고 재밌게 촬영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재미있게 했다. 액션이 묘한 매력이 있더라"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민혜진은 정진수의 그 반대편에 있는 인물이다. 저는 김현주 배우의 아주 오랜 팬이기도 하다"고 캐스팅 이유를 공개했다. 이어 "업계에서 오래 쌓아온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 그런 것들이 베이스가 된다고 생각했다"며 "이것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로 김현주 배우 외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다"라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정민
박정민

박정민은 새진리회의 진실을 파고드는 방송국 PD 배영재로 변신했다. 그는 "저는 원작 웹툰을 먼저 봤는데, 이 초자연적 현상이 현실에 반영돼 있지 않을까 했다"며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그 의미를 담은 작품을 드라마로 만든다고 해서 굉장히 뜻깊었다"고 출연 소감을 말했다.

이어 "말씀하신 것처럼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은 많지만 웹툰을 만든 사람이 이런 시리즈로 만드는 것은 처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작품에 발을 담글 수 있다는 게 의미가 깊었다"고 털어놨다.

연 감독은 "4화 부제는 '배영재의 모험'일 정도"라며 "배영재는 관객과 가장 닮은 욕망을 가진 인물이다. 새로워진 세계를 끌고 가야 하는데 박정민은 본인만의 계획이 있었던 것 같다. 굉장히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움직인다"고 부연했다.

원작 웹툰의 추천사를 쓸 정도로 팬이었다는 박정민은 "사실 연기하면서 많이 나오고 싶어서 대사를 길게 오래 했는데, 그때마다 자꾸 짧게 하라고 하셔서 불만이 좀 있었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원진아
원진아

원진아는 배영재의 아내 송소현을 연기했다. 그는 출연 이유에 대해 "저는 책을 봤을 때 굉장히 비현실적인 배경 안에서 현실적으로 다가왔다"며 "연상호 감독님의 세계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서 같이 하게 됐다. 또 내가 선배님들 틈에서 같이 연기할 수 있으면 행복하겠다 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에 대한 부담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비현실적이고 겪어보지 못하고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감정 신이 많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감독님에게 '현실 상황에 빗대어 볼 수 있을까요?' 물어보기도 했다. 사실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사람마다 행동하는 게 다르지 않나. 그래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 대답했다.

이에 연 감독은 "여러 가지 결을 머금고 연기하는 배우다. 엄마이면서 엄마라고 하는 게 당황스러운 인물을 연기해야 해서 어려웠을 것 같은데 박정민 배우와 원진아 배우가 부모의 연기를 현실적으로 해준 것 같다"고 극찬한 후 "그래서 두 사람은 아비, 어미상을 받을 것 같다"고 농담했다.

양익준은 극중 지옥행 시연을 수사하는 담당 형사 진경훈으로 변신했다. 그는 "진경훈은 삶의 의욕이 많이 사라진 인물이다. 가장 사랑했던 존재가 현실 안에서 사라지고 남은 자를 지켜야 한다는 과정 안에서 이상하게 변한 세상을 이성적으로 파헤친다. 그런 와중에 상상하지도 못하게 자신과 연관된 인물이 변화된, 변한 세상과 연결된 걸 알고 대항하려고 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양익준
양익준

딸로 출연한 아역배우 이레와 호흡에 대해서는 "너무 훌륭하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어려운 장면이 있었다. 다시 연기해야 하는데 쉽지 않아서 대기석에 앉아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데 이레가 오더니 '괜찮아유' 하면서 과자를 주더라. 그게 엄청 위로가 되고 고마웠다"고 감사 뜻을 전했다.

이어 "미혼인 입장에서 이레랑 연기하는 건 엄청 어려웠다. 항상 긴장하면서 했는데 그렇게 나를 위해주고 힘든 순간에도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성향을 갖고 있는 건 배우이기 전에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거듭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양익준은 "이레야 사랑해"라고 고백해 현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왼쪽부터) 양익준, 유아인, 연상호 감독,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왼쪽부터) 양익준, 유아인, 연상호 감독,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왼쪽부터) 양익준,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왼쪽부터) 양익준,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끝으로 연 감독은 "소비되는 작품이 아니라 담론을 생산해 내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아인은 "여러분 스스로의 느낌 그 자체에 집중하면서 즐겨 달라. 인생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 박정민은 "우리의 현재와 지금, 여기를 되새겨볼 수 있는 계기가 돼드렸으면 좋겠다", 원진아는 "숨어있는 다양한 역할이 있다. 그들도 눈여겨봐 달라"고 '지옥'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넷플릭스 '지옥' 스틸
넷플릭스 '지옥' 스틸

화려한 캐스팅으로 제작 단계부터 주목받은 넷플릭스 '지옥'은 오는 19일 공개된다.

home 김하연 기자 iamh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