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정도전' '연모'에서도?…“그동안 말들이 숱하게 죽어 나갔겠는데” (영상)

2022-01-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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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관행이었던 낙마씬
“CG보다 비용이 싼 듯” 비아냥

KBS '태종 이방원' 촬영 장면 / 동물자유연대
KBS '태종 이방원' 촬영 장면 / 동물자유연대

KBS 1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의 말 학대 논란 관련 비판 목소리가 높다. 공영 방송인 KBS에서 동물을 ‘소품’ 취급했다는 질책이 따른다. 이번 동물 학대가 일회성 사고가 아닌 사극 제작과정에서의 관행이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알고 보니 관행이었던 낙마씬들'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태종 이방원 낙마 사례와 비슷한 장면을 소환하며 그동안 비일비재했던 드라마·영화 촬영 악습을 짚었다.

MBC 계백
MBC 계백

영상은 2011년 방영된 MBC 드라마 '계백'의 한 장면이다. 말이 달리는 와중에 폭발물이 터져 앞으로 고꾸라지는 모습이 나온다. 산비탈에서 일제히 굴러떨어지는 말들이 물리적 타격을 받았을 거라고 추정할 수 있다. 누리꾼은 “600년대에 폭탄이 터지냐”며 작품 고증 오류도 꼬집었다.

KBS 정도전
KBS 정도전

'태종 이방원'을 연출한 김형일 PD는 2014년 전파를 탄 ‘정도전’의 CP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전 방송에서 등장했던 비슷한 구도의 장면들까지 의심받고 있다. ‘정도전’ 낙마씬 역시 말이 이번에 문제가 된 '태종 이방원' 낙마씬과 동일한 자세로 넘어진다.

영화 안시성
영화 안시성

영화계에서도 낙마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개봉한 '안시성'이다. 많은 병사가 적진으로 달려가는 중 갑자기 한 마리 말이 앞으로 머리부터 자빠지는 영상이 담겨 있다.

KBS 연모
KBS 연모

말 낙마씬은 최근 종영한 KBS2 ‘연모’에서도 등장한다.

글쓴이는 "(동물 학대가) 늘 해오던 방식이었는데 이번에 터진 듯하다"며 "그동안 말 많이 죽어 나갔겠는데"라고 지적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번에 걸린 사람들 억울해하겠네", "어차피 곧 죽을 늙은 말 쓴 거지", "CG(컴퓨터 그래픽)보다는 비용이 싼가봐" 등의 반응을 보였다.

KBS
KBS

'태종 이방원'을 둘러싼 동물 학대 논란은 시민단체 동물자유연대가 규탄 성명서를 내면서 촉발됐다. 촬영장에서 부상을 입고 1주일 후 죽은 말은 퇴역 경주마 '까미'로 밝혀졌다.

동물자유연대는 KBS 등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태종 이방원'을 연출한 김형일 PD, 이훈희 KBS 제작2본부장, 제작사 황의경 몬스터유니온 대표 등도 포함했다.

지난 1일 방송한 '태종 이방원' 7회에는 '이성계'(김영철)가 말을 타고 가다가 낙마하는 장면이 나왔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촬영 당시 제작진은 말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렸다. 말은 몸에 큰 무리가 갈 정도로 심하게 내동댕이쳐졌다.

시청자들의 분노가 커지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영화, 드라마, 광고 등에 등장하는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안내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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