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69호] 러시아 “유튜브에 보복”… 인터넷 세상에서 예사롭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

2022-03-07 16:56

add remove print link

인터넷, 조만간 국가별로 쪼개질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가속화되는 '스플린터넷 현상'

인터넷이 국가별로 쪼개진다…?

독자 여러분은 혹시 ‘스플린터넷’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이하 셔터스톡
이하 셔터스톡

스플린터넷(Splinternet)은 ‘쪼개지다’라는 뜻을 가진 '스플린터(splinter)'와 '인터넷(internet)'의 합성어다. 여기에는 인터넷이 언젠가 국가별 또는 권역별로 분할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스플린터넷은 2018년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며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인터넷은 전 세계의 정보를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월드와이드웹(WWW)’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로 인해 지구가 마치 하나의 마을이 된 것처럼 모든 인류가 손쉽게 소통할 수 있게 됐다는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지구촌’이라는 단어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스플린터넷 현상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해외 매체가 최근 이와 같은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WSJ 기사)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대응을 놓고 러시아와 서방 양측에서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말미암은 빅테크 기업과 러시아의 갈등은 지난 위클리 리포트 68호에서도 다룬 적 있다.

유럽연합(EU)과 우크라이나 정부는 빅테크 기업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허위정보 및 선전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메타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국영 매체를 포함한 일부 계정을 차단했다. 러시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글의 유튜브마저도 러시아 채널 일부의 광고 수익 창출을 일시적으로 금지했다. 트위터는 러시아 국영 매체의 콘텐츠에 대한 팩트 체크 기능을 활성화했다. 이에 러시아는 빅테크 기업에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

WSJ은 빅테크 기업과 러시아 사이 깊어지는 갈등의 골에 인터넷 파편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은 이미 해외 사이트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을 만들어 해외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다. 러시아도 2019년 국가 안보를 위해 다른 나라와 인터넷망을 분리할 수 있는 ‘인터넷주권법’을 만들었다.

이처럼 중국, 러시아, 북한 등 권위주의 정부에서 SNS와 인터넷을 검열하는 것이 관례로 자리 잡으면서, 빅테크 기업은 점점 각국의 규정에 얽매이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스플린터넷이 곧 현실이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푸틴 대통령 트위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푸틴 대통령 트위터

카카오톡이 선보인 두 가지 변화

카카오톡이 최근 자사 앱에서 두 가지 새로운 기능을 공개했다.

이하 카카오
이하 카카오

첫 번째는 코로나19 자가진단 챗봇이다. 카카오는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 속에서 이용자가 신속하게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이 기능을 업데이트했다.(카카오 보도자료)

카카오는 코로나19 자가진단 챗봇 구축을 위해 서울대병원과 협업했으며, 진단 정보 역시 의료진의 자문과 검수를 통해 마련됐다. 챗봇을 통해서는 코로나19 감염 의심 증상, 신속항원검사, PCR 검사, 확진자 행동 지침, 그리고 진료 가능한 병원 정보까지 알 수 있다.

최근 폭증하는 확진자와 자주 변경되는 방역 지침으로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업데이트하는데 애를 먹는 사람이 많다. 또 재택치료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확진자도 있을 것이다. 카카오의 코로나19 자가진단 챗봇은 그런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 자가진단 챗봇은 카카오톡에서 ‘코로나19 자가진단’ 채널을 추가하면 이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음성서비스 ‘보이스룸’이다. 보이스룸은 오픈채팅방에서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이미 지난해 6월, 음성 채팅 기반 SNS ‘카카오 음’을 출시한 바 있다. 오픈채팅방의 보이스룸 기능은 텍스트 기반인 카카오톡에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카카오 음과 차별점을 두었다고 한다. 주로 텍스트와 사진, 영상 등의 수단만으로 소통했던 카카오톡에서도 음성 기능을 도입해 외연을 확장하려는 모습이다.

한편, 오픈채팅방에 음성서비스를 통해 욕설 또는 성적 발언 등 부적절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음성 신고 기능 역시 추가된다. 보이스룸은 오는 4월 5일 신규 출시될 예정이다.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 이제 ‘롱폼’ 될까?

이하 셔터스톡
이하 셔터스톡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업로드할 수 있는 영상의 길이를 최대 10분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10분이면 웬만한 유튜브 동영상 길이보다 긴 수준이다. 틱톡이 이렇게 영상 길이 제한을 대폭 완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틱톡은 지난 2017년, 영상의 길이를 15초로 제한하며 동영상 플랫폼으로서 남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출시됐다. 당시 틱톡이 선보인 숏폼 동영상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일반적인 영상 콘텐츠보다 가볍지만, 흡입력 있게 소비됐다. 당시 SNS를 이용하는 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타 플랫폼도 틱톡을 따라 쇼츠, 릴스 등 숏폼 동영상 기능을 발표했을 정도다.

하지만 틱톡 역시 타 플랫폼을 의식했는지, 틱톡은 지난 2021년부터 업로드할 수 있는 영상의 최대 길이를 늘려왔다. 최대 15초였던 틱톡 영상의 길이는 2021년부터 최대 3분으로 변경됐으며, 지난해 8월에는 일부 크리에이터에게 최대 5분까지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틱톡은 이번에 영상 길이를 10분으로 한 차례 더 늘리며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이 보다 창의적인 가능성을 선보이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틱톡이 영상 길이 제한을 늘리는 실질적인 이유는 수익성 때문으로 추측된다.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틱톡의 이와 같은 결정을 유튜브와의 수익 경쟁을 위해서라고 해석했다. 틱톡의 짧은 영상에는 중간 광고를 붙일 수 없기 때문에 유튜브에 비해 수익적인 부분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이다.

최근 이렇게 각 플랫폼이 저마다 영상 길이 제한을 조절하면서, 동영상 플랫폼 간 차별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틱톡의 경우, 누구보다 먼저 도입했던 숏폼 동영상을 더 고집하지 않는 행태가 과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자신만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수익성을 취한 틱톡의 행보를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home 허주영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