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국회의장 향해 '앙증맞은 몸' 발언한 배현진 의원... 후폭풍이 거세다

2022-05-0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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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박병석 국회의장에 '앙증맞은 몸' 발언
민주당 측 “국회 권위 실추... 반드시 책임 묻겠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앙증맞은 몸'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징계를 요청하고 책임을 묻겠단 입장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배현진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하겠다고 3일 밝혔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하고 국회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킨 일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라며 배 의원을 향해 경고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이하 연합뉴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이하 연합뉴스

이어 "막말, 조롱, 모욕 발언까지 나왔다. 국민이 정말 바라지 않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배 의원의 사과와 관련 없이 징계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윤 위원장은 "공개 사과와 책임 문제는 별도"라며 "이런 문제를 그냥 넘기다 보니 국회가 이런 모습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또 "선진화법보다 뗏법이 앞서는 것처럼 자꾸 반복되는데 국회를 국회답게 만드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책임"이라고 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하던 중 뒤돌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하던 중 뒤돌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했다.

배 의원은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검찰청법 개정안 통과를 밀어붙였다며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국회의장실에 항의 방문했으나, 박 의장이 면담을 거부했다고 주장한 그는 이날 단상에 올라 "저희가 제발 멈추라고 했는데도 당신(박 의장)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위원 위로 밟고 지나가기 위해 구둣발로 저희를 걷어차며 용맹하게 의장석으로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배현진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을 하는 모습.
배현진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을 하는 모습.

또 의장석을 향해 여러 차례 손을 뻗으며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앙증맞다'는 '작으면서도 갖출 것은 다 갖추어 아주 깜찍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민주당 측은 배 의원 발언을 문제 삼으며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장의 아담한 체구를 비꼰 인신공격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박병석 국회의장
박병석 국회의장

이원욱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앙증맞은 몸이란 말은 자신보다 나이가 적거나, 자신이 가르쳐야 할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이라며 "같은 국회의원 사이에서도 사석에서조차 절대 할 수 없는 말이다"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배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사과는 받을 대상의 용서만으로 면죄부를 받겠지만, 이것은 사과가 아닌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해 심사받아야 할 문제"라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을 대표하는 국회의장의 격을 추락시켜 스스로 국회의 위상을 떨어뜨린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글
이원욱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글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다음 날인 2일 국회 브리핑에서 "배현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은 '앙증맞은 몸'이라며 국회의장을 향해 삿대질하며 비하하기까지 했다. 너무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 의장은 국민의힘 의원단을 면담했고, 여성 의원들을 즈려밟고 간 사실이 없다"라며 "허위 사실로 국회의장 명예훼손과 의회 모독을 자행한 배 의원과 법사위원장석을 점거한 김기현 전 원내대표만큼은 반드시 법에 따라 일벌백계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측은 "김승원 의원의 'GSGG' 발언도 징계하지 않았다"라며 반박했다.

지난해 김 의원은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면서 언론중재법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무산되자,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심경 글을 올린 바 있다. 해당 글에는 '박병석'이라는 박 의장 이름과 욕설을 연상케 하는 단어 'GSGG'가 포함돼 있어 당시 박 의장을 두고 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김 의원은 당시 "'정치권은 국민의 일반 의지에 서브해야 한다'는 뜻을 적은 것"이라며 "Government serve general G의 줄임말"이라고 해명했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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