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작품… 인간의 솜씨 아니다' 전문가도 놀라는 신라 유물 공개됐다 (사진)
2022-06-1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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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 없던 시절에 어떻게 만들었을까
현미경으로 봐야 문양 확인가능한 유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016년 11월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발견한 8세기 신라 '화조도(花鳥圖)' 금박 유물인 '선각단화쌍조문금박'을 16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드디어 언론에 공개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016년 11월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발견한 것이다. 8세기 때 만들어진 유물이다.
언론에 공개한 화조도는 그 문양이 너무 정교한 까닭에 눈으로도 볼 수 없어 취재진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00원짜리 동전 크기와 비슷한 유물에는 생채기 같은 선들만 언뜻 비쳤다. 10∼50배로 확대할 수 있는 현미경으로 봐야 비로소 유물에 새겨진 문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매체에 따르면 종이처럼 얇게 편 손가락 두 마디 크기 금박에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가량인 가느다란 선을 무수히 그어 새 한 쌍과 만개한 꽃들을 표현했다. 신라 유물의 정교함과 섬세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유물 조사단은 이보다 미세한 그림이 있는 유물은 한국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송란 덕성여대 교수는 언론 공개회에서 유물에 대해 "신라 사람들이 천상의 세계를 금박에 표현한 듯하다"며 "매우 얇은 금박에 작가가 원하는 요소를 매우 정교하고 완벽하게 표현해냈다는 점에서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경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문양을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신에게 봉헌하기 위해 제작된 물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미경이 없던 신라 때 눈으로도 볼 수 없는 정교한 문양을 새기는 기술을 보유했다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네이버 뉴스 댓글을 통해 “한국이 반도체 강국인 이유” “외계인이 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외계에서 온 것이 확실하다” “굉장하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매일경제 등 언론도 인간의 솜씨가 아니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 신라인들은 현미경을 이용해야만 문양을 살필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유물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신라 시대에도 볼록렌즈가 있었다는 데서 제작 방법을 유추할 수 있다.
경주 분황사 모전 석탑에서 볼록렌즈인 수정 화주(火珠)가 발굴된 적이 있다. 634년 만든 이 유물은 수정을 볼록하게 갈아 만든 것으로 돋보기처럼 활용하거나 불씨를 얻을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렌즈를 이용해 화조도를 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