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채로 온통에 피멍… 넘어져서 밟힌 것 아냐” 이태원 생존자가 올린 사진
2022-11-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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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부터 발목까지 피멍이 심하게 든 모습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피해자들께 죄송” 자책도
이태원 참사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생존자가 멍으로 뒤덮인 다리 사진을 공개하며 위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태원 생존자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저는 구조돼 살아있긴 하지만, 같이 끼어있다 돌아가신 분이 너무 많아 죄송하고 마음이 너무 무겁다”고 털어놨다.
그는 “끼어있을 당시 압박감이 어느 정도 강했는지 알려드리기 위해 제 다리 사진만 올려보겠다”면서 자기 다리를 찍은 사진 3장을 첨부했다.
성인 남성으로 보이는 A씨의 양쪽 다리는 성한 곳이 거의 없었다.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전체에 피멍이 심하게 든 모습이다. 특히 허벅지 안쪽은 가장 압박이 심했던 듯 전면이 보라색 멍으로 물들어 있었다. 사고 당시 몸에 가해진 압박이 얼마나 극심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글쓴이는 사진 밑에 댓글로 “넘어지지 않아서 밟힌 것이 없고 서서 오로지 앞과 뒤, 양옆 압박 힘으로만 이런 것”이라며 “경찰 및 구조대분들 정말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힘들지만 노력하는 모습 내 눈으로 똑똑히 봤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천만다행이다" 등 위로를 건네며 빨리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조언했다. 근육 괴사나 장기 손상 등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몸도 몸이지만 멘털 관리 잘하시라. 필요하면 심리 상담도 받으라"며 사고에 따른 트라우마를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A씨는 이후 추가 글을 올려 “병원에 갈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너무 많은 분이 걱정해주시고 힘이 돼 주셔서 지금 막 응급실 가서 검사받고 왔다”며 “현재 큰 이상은 없다고 들었다. 앞으로 외래진료를 받으면 된다고 한다. 걱정 많이 해주시고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저도 제가 그날 이태원을 가서 이런 일을 당한 거 잘 알고 있다. 모든 게 다 제 탓”이라며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단지 그날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피해자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감사하며 정말 착하게 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