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첫 장부터 울컥… 올해 수능에 나온 '필적 확인 문구'는 바로 이겁니다
2022-11-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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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지 받자마자 보는 '필적 확인 문구'
만해 한용운 시 '나의 꿈'의 한 구절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필적 확인 문구는 만해 한용운 시의 한 구절이었다.

시험지를 받아 든 수험생이 제일 먼저 확인하는 필적 확인 문구가 올해 역시 화제에 올랐다.
뉴스1 등에 따르면 17일 치른 수능 시험엔 한용운의 시 '나의 꿈'이 인용됐다.

'나의 꿈'은 시집 '님의 침묵'에 실린 시로, 두 번째 연에 나온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가 필적 확인 문구였다.
임에 대한 간절한 소망과 그리움을 주제로 한 이 시의 전체 내용은 이렇다.
당신이 맑은 새벽에 나무 그늘 사이에서 산보할 때에
나의 꿈은 작은 별이 되어서
당신의 머리 위를 지키고 있겠습니다.
당신이 여름날에 더위를 못 이기어 낮잠을 자거든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당신의 주위에 떠돌겠습니다.
당신이 고요한 가을밤에 그윽이 앉아서 글을 볼때에
나의 꿈은 귀뚜라미가 되어서
책상 밑에서 "귀똘귀똘" 울겠습니다.
- 한용운 <나의 꿈>

수능 시험 때마다 관심을 받는 이 필적 확인 문구는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2005년 6월 처음 도입됐다.
문장 구조나 활자 모양 등 작성자의 필적(筆跡·글씨의 모양이나 솜씨)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가 담긴 문장이 나오며, 이는 매년 수능문제 출제위원이 논의해 정한다.
2005년 6월 모의고사(전국연합학력평가)부터 적용됐으며, 각 영역 시험지 표지에 이 문구가 담겨 있다. 수험생은 OMR(광학 표시 판독기) 카드에 답을 적을 때 자신의 필체로 꼭 이 문구를 써야 한다.

도입 첫 해 필적확인 문구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에 나오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었다.
지난해 수능엔 이해인 수녀의 시 '작은 노래2' 중 일부가 인용됐다.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라는 부분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 여파에 이례적으로 시험일이 미뤄져 12월에 치러졌던 2021학년도 수능(2020년 12월 3일 시행) 땐 나태주 시인의 '들길을 걸으며'의 한 대목인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이 나왔다. (관련 기사 보기)
마스크를 쓰고 수능을 치러야 했던 당시 수험생들을 울컥하게 해 화제가 됐다.

이날 일반 시험장 1265곳, 별도 시험장 108곳 등 전국에서 치러지는 수능 시험은 오후 5시 45분(5교시 기준)에 종료된다. 제2외국어·한문 등 과목에 응시하지 않은 수험생은 4교시를 마치고 귀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