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103호] '너무 예뻐서 무료로 쓰기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는 공짜 폰트들

2022-11-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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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와 관련없는 기업이 폰트를 만드는 이유
기업의 아이덴티티와 이미지를 전달하는 '폰트 마케팅'

올해의 ‘트능’, 직접 응시해봤습니다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고 나면 온라인에서도 특별한 시험이 진행된다. 바로 트렌드 능력고사(이하 트능)다.

이하 2023 트렌드 능력고사 캡처
이하 2023 트렌드 능력고사 캡처

트능은 트렌드 미디어 ‘캐릿’이 직접 문제를 출제해 나의 트렌드 능력이 어느 수준인지 정확히 체크할 수 있는 시험이다. 벌써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한 트능은 매년 200만 명 이상이 꾸준히 참여할 정도로 그 화제성이 대단하다.

2023 트능의 문제는 작년과 동일하게 총 16문항, 객관식 사지선다로 구성됐다. 문제는 신조어, 브랜드, 신제품, 아이돌, 사회현상 등 분야를 막론하고 올 한해 화제가 된 트렌드에서 출제됐다. 시험을 마치면 결과에 따라 점수(100점 만점)가 나오며, 이 점수는 다시 1부터 10까지의 트렌드 레벨로 분류된다.

지난해 트능은 위클리 리포트 58호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불트능’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어려운 편이었다. 올해 트능은 작년보다 훨씬 어려워진 ‘마라맛’이라는 평아 나온다.

매일 트렌드를 둘러보는 것이 일상인 에디터도 자신 있게 도전했지만, 작년에 비해 급격하게 어려워진 난이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몰라서 찍은 문제도 더러 있을 정도였다. 에디터는 이번 2023 트능에서 총점 89점, 레벨 9라는 점수를 받았다. 2022 트능의 96점, 레벨 10이라는 점수와 비교했을 때 저조한 성적이다.

'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는 수준으로는 못 푸는 문제가 많고, 만점을 받으려면 시험공부 하듯이 트렌드 전반을 모두 통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에디터의 총평이다. 혹시나 이번 2023 트능에서 만점을 받았다면 정말 대단한 것이니 주변에 적극적으로 자랑해보자.

MZ력 테스트, 화학원소 성격 테스트 캡처
MZ력 테스트, 화학원소 성격 테스트 캡처

한편 지난 가을에는 트능과 비슷한 MZ력 테스트가 SNS 상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MBTI 콘셉트를 활용한 화학원소 성격 테스트까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렇게 테스트형 콘텐츠는 앞으로도 꾸준한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가올 내년의 마케팅 트렌드는?

시간은 흐르고 흘러 2023년까지 한 달을 남겨두고 있다. 다가올 2023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나스미디어는 지난 21일, 2023년 디지털 미디어 & 마케팅 트렌드 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크게 내년의 마케팅 트렌드를 크게 6가지로 분류해 예측하고 있다.

우선 2023년의 광고 시장은 디지털 역량 중심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을 시작으로 장기화하고 있는 팬데믹이 광고 시장에 아직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 회복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온오프라인 간 전환 및 연결 부분이 특히 중요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최근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가 큰 이슈가 됐다. 이에 디즈니플러스, 애플TV+, 웨이브와 티빙 등 다른 OTT 플랫폼까지 광고 요금제를 고려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내년 광고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고려한 신규 광고 상품이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카카오, 유튜브 등 경쟁력 가진 주요 디지털 미디어가 신규 광고 상품을 활발히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 흐름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숏폼 콘텐츠의 본격적인 수익화도 진행된다. 일명 ‘숏폼 비즈니스’다. 숏폼은 짧은 영상을 빠르게 소비하는 MZ세대 주도로 확산했으나, 숏폼 유통 채널이 증가하면서 콘텐츠 소비가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숏폼의 판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비즈니스의 기회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틱톡, 메타, 유튜브 등 숏폼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숏폼을 활용한 광고 상품을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컬리, 오늘의집
컬리, 오늘의집

버티컬 커머스 기업이 슈퍼 앱으로 확장하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티컬 커머스는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유통 서비스를 말한다. 컬리, 오늘의집, 무신사 등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이들 모두 지금은 사업 분야를 확장했다. 버티컬 커머스로 확보한 이용자 경험을 토대로 서비스 확장이 용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커뮤니티 경제를 들 수 있다. 최근 비대면 관계가 확산하면서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도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를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이런 관심사 커뮤니티에 메타버스, NFT 등 신기술이 결합하면서 커뮤니티 경제로 진화할 전망이다.

오프라인 공간 마케팅에 대한 전망도 빼놓을 수 없다. 공간 마케팅은 확장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리테일테인먼트(retailtainment)’로 진화할 전망이다. 리테일엔터테인먼트는 소매업(Retail)과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리테일 공간이 소비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부상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이 고객에게 주는 가치가 변화하고 있으며, 이 변화된 가치가 앞으로의 소비 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추측된다.

기업이 폰트를 만드는 이유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 배달 말고도 유명한 것을 또 한 가지 꼽으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사람마다 경험한 것이 다르기에 제각기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에디터의 경우 바로 ‘폰트’가 떠오른다. 배달의민족이 폰트 마케팅의 선두 주자기 때문이다.

폰트 마케팅은 전용 폰트를 제작하고 배포함으로써 기업의 아이덴티티와 이미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마케팅 수법을 말한다. 폰트는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지금의 환경에서 수요가 많지만, 저작권 이슈로 인해 제약 역시 많은 상황이다. 이때 기업이 자신만의 브랜딩 요소를 넣은 폰트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면 폰트가 널리 퍼지면서 브랜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적으로도 자체 제작한 폰트를 활용해 브랜딩을 구축할 수 있고 타 폰트를 활용하면서 생기는 저작권 침해 가능성까지 일축할 수 있다. 또 폰트가 일종의 디지털 굿즈 역할까지 해내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지금도 폰트 개발에 힘쓰고 있다. 최근 여러 단체가 선보인 폰트 마케팅 예시를 알아보자.

이하 배달의민족
이하 배달의민족

매년 폰트를 개발해온 배달의민족은 최근 새로운 서체 ‘배민 글림체’를 출시했다. 배민 글림체는 이제까지의 폰트와는 조금 다른 그림 글자 형태로, 원하는 방식으로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글자를 만들 수 있다.

배민 글림체를 활용한 귀여운 타이틀이 탄생했다.
배민 글림체를 활용한 귀여운 타이틀이 탄생했다.

배달의민족은 지금까지 타이핑이 가능한 폰트 파일을 배포했으나, 이번 신규 폰트 글림체의 경우 폰트가 아닌 이미지 파일로 제공한다. 에디터도 직접 배민 글림체로 ‘위클리 리포트’를 만들어봤다. 특별한 폰트가 필요할 때 글림체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네이버
네이버

네이버의 나눔글꼴 역시 폰트 마케팅하면 빼놓을 수 없다. 네이버는 2008년부터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펼치며 직접 개발한 나눔글꼴을 매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새로운 나눔글꼴 시리즈인 ‘나눔스퀘어 네오’를 공개했다.

나눔스퀘어 네오는 직선과 곡선의 조화로 짧은 메시지부터 긴 호흡의 글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굵기와 형태 등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활용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창군, 창원시
평창군, 창원시

비단 사기업만 폰트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다. 평창군은 전용 서체인 평창평화체와 평창체를 출시했다. 평창군의 폰트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산인 ‘평화’의 뜻을 되새기는 의미로 ‘빛’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창원시 역시 전용 서체인 창원단감아삭체를 출시했다. 창원단감아삭체는 창원시의 대표적인 특산물 ‘단감’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폰트다. 단감의 형태와 맛을 표현하기 위해 둥글고 단단한 느낌으로 디자인됐다. 위 두 폰트 모두 감각적인 폰트 디자인으로 SNS 등 온라인에서 호평받고 있다.

home 허주영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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