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전주 결혼식에서 '충격적인'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2022-12-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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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는 끝내 울먹이며 하소연
전주 한 호텔 예식장에서 발생한 사고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결혼식이 아수라장이 됐다.
25일 연합뉴스는 전북 전주의 한 호텔 예식장에서 지난 24일 벌어진 사고를 보도했다. 이날 오후 점심쯤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한 호텔 예식장 3층에서 갑자기 '펑'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바닥에 균열이 생겼다. 급기야 금이 간 타일이 큰소리를 내며 부서지면서 바닥이 파이기 시작했다.

예식장 앞에 모여 있던 하객들은 "지진이다", "빨리 밖으로 피하라"며 앞다퉈 계단으로 향했다. 비좁은 계단을 수십 명이 한꺼번에 빠져나오는 통에 예식장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대기실에 있던 신부와 신랑, 가족들도 하객들의 비명을 듣고 황급히 예식장을 빠져나왔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영하의 날씨에 옷도 제대로 갖춰 입지 못하고 무작정 밖으로 내달렸다고 했다.

호텔 측은 수십 명이 대피하는 와중에도 즉시 안내 방송을 하거나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았다. 뒤늦게 사실을 인지한 후에는 파손된 바닥에 카펫을 깔고, 벽면에 안내문을 붙였다. 혼주가 호텔 측에 항의하자 호텔 측은 "다른 층에 있는 예식장에서도 식이 진행 중이어서 안내방송은 하지 않았다"며 "안전에 큰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영하의 날씨에 수축했던 바닥재가 난방기 가동에 실내 온도가 높아져 팽창하면서 파손됐다며, 건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신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평생 한 번뿐인 결혼식인데 그야말로 악몽이 됐다"며 "결혼을 축하해주려고 먼 길을 달려온 하객들이 식도 못 보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돌아가서 너무 속상하다"며 울먹였다. 이어 "결혼식도 망쳤는데 호텔에서 '왜 이런 일로 예민하게 하냐'는 식으로 비아냥대기까지 해서 너무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