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화장실 변기 뚜껑 닫고 물 내리고 열어놓는 사람, 저뿐인가요?”

2023-01-0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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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크게 주목받은 사연
공용화장실에서 기본적으로 지킬 매너

공용화장실에서 변기 뚜껑을 여닫는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변기 뚜껑 열고 있는 사람 / Parkin Srihawong-Shutterstock.com
변기 뚜껑 열고 있는 사람 / Parkin Srihawong-Shutterstock.com

지난해 1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자분들 볼일 보고 변기 뚜껑이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집이 아닌 다른 화장실을 사용할 때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린 뒤 물이 다 내려가면 다시 변기 뚜껑을 열어서 잘 내려갔나 확인한다고 했다. 혹시 잔여물이 남아 있으면 뚜껑을 또 닫고 물을 내린 뒤 완전히 깨끗한 걸 확인하고 나서 뚜껑을 열어놓고 나온다고 했다. 어차피 볼일을 본 뒤 손을 씻으니까 이 과정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가 뚜껑을 열고 나오는 이유는 다음 사람이 들어갔을 때 닫힌 뚜껑을 보고 찜찜한 마음으로 열지 않기를 바라서다. 그는 본인이 찜찜해하면서 열기 때문에 뭐가 있을지 모르니까 그렇게 한다고 했다. 물론 변기 뚜껑을 닫고 나오는 사람들을 나무라는 것은 아니고, 본인이 그렇게 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글쓴이는 같은 회사 동료 직원에게 "거짓말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회사 화장실에서 자신이 들어갔던 칸에 들어가 볼일을 보고 나온 같은 팀 직원으로부터 "뚜껑 닫고 물을 내려야지, 안 그러면 청결하지 못하다"라는 지적받았다고 했다.

위의 과정을 거쳐 뚜껑을 열어놓는다고 설명했지만, 직원은 "무슨 그런 거짓말을 하냐.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딨냐"라며 비웃었다고 했다. 순간 욱하는 마음에 글쓴이도 "세상에는 생각보다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많다"라고 응수했다.

글쓴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건 이런 과정을 거쳐 변기 뚜껑을 닫았다가 다시 열어놓고 나오는 사람이 정말 자기뿐인지 알기 위해서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대부분 글쓴이의 행동에 공감했다. 본인도 그렇게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고, 닫혀 있는 뚜껑 열 때의 공포감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저도 열어놓고 나온다. 잘 내려갔나 확인할 겸 다음 사람 생각해서 그런다. 닫혀 있는 변기에 들어갈 땐 물 한 번 내리고 뚜껑 열고 볼일 본다. 그냥 열었다가 못 볼 걸 본 적이 많다"라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변기 물을 내리는 사람 / Rasulov-Shutterstock.com
변기 물을 내리는 사람 / Rasulov-Shutterstock.com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공학 연구팀은 지난해 변기 물을 내릴 때 밖으로 튀어나오는 비말을 시각화해 속도와 확산 범위 등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변기 물을 내릴 때 비말이 튀어나와 대장균, 노로바이러스 등 다양한 병원균을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60년 전부터 확인된 사실이지만, 이를 시각적으로 제시한 것은 처음이었다. (관련 기사)

이 연구 영상에 따르면 변기 물을 내리는 동안 비말은 초속 2m로 분출돼 8초 이내 1.5m 높이까지 도달했다.

변기 물을 내리자 안에 있던 비말이 공중으로 튀어 오르고 있다 / 유튜브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변기 물을 내리자 안에 있던 비말이 공중으로 튀어 오르고 있다 / 유튜브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다만 이는 물을 내리는 동안 해당하기 때문에 물이 다 내려간 후에는 다음 사람을 위해서 변기 뚜껑을 열어놓는 습관이 상용화되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중화장실의 닫혀 있는 변기 뚜껑을 열었을 때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을 마주할 수도 있고, 깨끗한 상태에서 뚜껑이 닫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물을 또 내리면 그만큼 물을 낭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때로는 변기가 막힌 상태로 뚜껑을 닫아놓는 경우도 있어 무작정 물을 내리면 더 큰 수모를 당할 수도 있다.

결국은 '공용' 화장실이기 때문에 각자의 문제는 각자 해결하고, 다음 사람을 위해 깨끗하게 자리를 만들어놓고 떠나는 기본적인 에티켓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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