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보다 10살 많은 남자랑 결혼한 캄보디아 여성, 한국에서 '대성공'

2023-03-12 12:42

add remove print link

캄보디아에서 온 피아비의 인생 스토리
2022-23 시즌 여자프로당구 왕중왕

한국에 시집 온 캄보디아 여성이 '인생역전'을 이뤄냈다.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경기 시작을 하루 전이었던 지난 1일 경기도 고양시 경기장에서 22-23 시즌 우승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아, 히다 오리에, 스롱 피아비, 김가영, 히가시우치 나츠미 / PBA 투어 제공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경기 시작을 하루 전이었던 지난 1일 경기도 고양시 경기장에서 22-23 시즌 우승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아, 히다 오리에, 스롱 피아비, 김가영, 히가시우치 나츠미 / PBA 투어 제공

지난 11일 11일 경기도 고양시의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 SK렌터카 LPBA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스롱 피아비(33∙블루원리조트)가 김가영을 꺾고 우승했다. 그는 2022-23 시즌 여자프로당구 왕중왕에 등극했다.

피아비는 2021~22시즌 LPBA 무대에 뛰어든 뒤 통산 5승째를 거뒀다. 김가영과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시즌 상금 랭킹 32위까지 출전하는 월드챔피언십을 제패한 피아비는 LPBA 최초로 정규투어-팀리그-월드챔피언십을 동시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피아비는 “내가 우승한 게 맞나 싶다. 믿기지 않고 아직도 멍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 경기가 최고였다. 그림도 프로답게 만들어주시고, 흡사 월드컵 같은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하 뉴스1
이하 뉴스1

피아비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 7000만 원을 더해 시즌 상금 1억 1940만 원을 기록했다. 누적 상금은 1억 9880만 원으로, 거의 2억원에 달한다. 소속팀(블루원리조트)에서는 대기업 부장급 연봉을 받는다. 또 건자재 기업 에스와이, 캄보디아에서 인기가 높은 자양강장제(박카스) 제조사인 동아제약 후원도 받는다.

캄보디아 출신 피아비는 어릴 때 의사가 꿈이었지만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했다. 고향 캄퐁참에서 새벽 4시부터 밤 8시까지 감자와 고구마를 캐고 밀가루를 만들었다. 하루 종일 일하면 한국 돈으로 2500원을 벌었다. 일주일에 만 원 정도 벌면 온 가족이 이틀 정도 먹고 살 수 있었다.

그는 2010년 충북 청주시에서 작은 인쇄소를 운영하던 김만식(62)씨와 결혼했다. 남편은 친정 아빠보다 10살 더 많다. 피아비는 남편을 따라 동네 당구장에 갔다가 심심해서 쳐본 게 당구인생의 시작이었다. 피아비는 인쇄소에서 박스에 구멍을 뚫고 큐가 반듯하게 나가는 연습만 3개월간 했다.

피아비 부부 / 이하 유튜브 '특종세상 - 그때 그 사람(MBN 공식 채널)'
피아비 부부 / 이하 유튜브 '특종세상 - 그때 그 사람(MBN 공식 채널)'

타국에서 성공했는데도 피아비는 고국을 잊지 않았다. 그는 인터넷으로 가난한 캄보디아 아이들을 보며 매일 울었다. 집에 ‘나는 이들을 위해 살 것이다’라는 한글 문구와 캄보디아 아이들 사진을 붙여놨다. 남편 김 씨도 “나도 1960년대 중반 보리밥도 못 먹고 자랐다. 당신이 당구만 잘 치면 저들을 도울 수 있다”며 대회 출전비 40만 원씩을 기꺼이 내줬다.

피아비는 요즘도 자기 옷은 잘 안사면서 캄보디아에 마스크, 구충제, 학용품을 등을 보낸다. 현재 피아비 스포츠 종합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으로는 고향의 부모님께 집을 사드리기로 했다. 최근에 부모님 차도 사드렸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