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간식으로 도넛 돌렸는데 치질 걸린 상사한테 한소리 들었네요 (+이유)
2023-03-1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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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로 도넛 방석 쓰는 상사에게
도넛 선물…“대놓고 놀리는 거냐”
국내 대부분 회사가 코로나 이전처럼 대면 근무 체제로 돌아가면서 사무실에서 즐길 수 있는 ‘오피스 간식’ 수요가 늘고 있다. 때맞춰 팀원들에게 잘 봐달라는 의미로 간식을 돌린 막내급 직원이 칭찬이 아닌 혼쭐이 났다. 내가 호의라고 생각하는 행동이 남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걸까.
최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팀에 도넛 돌렸다가 선임에게 조인트 까일 뻔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원 A씨는 "어제 길 가다 도넛 한 박스를 샀는데 두 개 먹고 물리기도 하고 너무 많은 것 같아 오늘 출근할 때 남은 것을 팀에 가져가 한 분씩 드렸다"며 사연을 꺼냈다.
그는 "(그런데) 점심시간 전에 과장님이 갑자기 차 한잔하자고 부르시더니 마구 욕을 해댔다"며 황당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이유가 있었다. 과장은 "치질 수술받고 2주 전부터 도넛 방석을 쓰고 있다"며 "대놓고 놀리는 거냐"고 역정을 냈다.
놀란 A씨는 과장에게 "아프신 건 얼핏 들었는데 그런 방석 쓰시는지는 몰랐다. 기분 나쁘시면 죄송하다"고 사태 수습을 했다. 치질 수술을 받은 과장이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여서 이런 사달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자기 자리로 돌아온 A씨도 "과장이 완전 미친 사람 아니냐"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알고 보니 A씨는 이 사건의 피해자가 아닌 '설계자'였다.
그는 "과장이 방석 쓰는 걸 알고 있었고 과장이 자리 비울 때 방석이 보이면 도넛 먹고 싶다는 생각이 났다"며 "(방석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도넛 사게 된 영향이 있다"고 고백했다.
상사를 모욕할 확정적 고의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치질 환자는 오래 앉아 있으면 항문 혈관 안에 피가 고여 혈관이 늘어날 수 있다. 자리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할 때는 가운데가 뚫린 도넛 모양 방석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항문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