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참가자들 훈련장소로 쓰이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공포의 지하철역 계단 (사진)
2023-04-3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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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 없이 계단만 124개
끝이 안 보이는 인천가좌역 출구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1위를 찍은 '피지컬:100'를 통해 매력이 재부각된 격투기가 있다. 비인기종목인 레슬링이다. 몸 쓰는 일이라면 지지 않는 출연자 사이에서도 강한 종목으로 인정받았다.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 장은실이 특전사 출신 깡미(강은미)를 가볍게 제압하자, 다른 참가자들은 "레슬링 무섭다, 진짜 무서워.”라며 혀를 내둘렀다.
레슬링 선수들은 계단을 오르는 ‘지옥 훈련’으로 유명하다. 마스크가 해제되는 시점에 맞춰 레슬링을 배워보려는 이들이 느는 가운데 일반인들에게 제격인 간이 훈련장(?)이 도심 지하철에 있다.
그간 이용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인천가좌역 계단이 최근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시 조명되고 있다.


2016년 개통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 인천가좌역 1번 출구는 '헬 계단'으로 불린다. 출구 계단 깊이가 아파트 7층 높이와 맞먹는 22m로 계단 수가 무려 124개다.
인천가좌역엔 출구가 두 개 있는데, 1번 출구 못지않게 2번 출구 계단 수도 93개로 다른 역에 비해 월등히 많다.
온라인상에서는 계단만 찍힌 사진이 올라왔는데, 인천가좌역 모든 출구(1·2번)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없다. 각 2기의 승강기만 있다. 엘리베이터는 17인승인데, 이 기준을 적용하면 각 출구에서 한 번에 34명만 헬 계단을 피할 수 있다.
승강기엔 교통약자가 아닌 일반인도 탑승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출근 시간대처럼 사람이 붐빌 때는 할 수 없이 가파른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각 지상 출구 옆에는 아파트와 빌라 등 주거단지와 공장 등이 있다. 시민들이 대거 몰리면 불편을 감수하고 계단을 이용해야 할 경우도 생긴다. 역 관계자에 따르면 각 출구 계단의 길이는 50~55m 정도다. 맞이방(대합실)에서 지상까지는 수직으로 22m이다.
이와 관련해 인천 가좌역 관계자는 과거 한 매체에 “역 옆에 경인고속도로가 지나다녀 진동 등 문제로 에스컬레이터의 유지 보수가 힘들다”며 “출구 너비가 좁아 에스컬레이더 설치 자체에도 애로사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가좌역은 서울에 있는 경의중앙선 가좌역과 혼동을 막기 위해 인천이라는 지명을 붙였다.
인천가좌역과 반대로 국내에서 가장 심도(깊이)가 낮은 역은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으로 한강 수면보다 27.6m 낮다. 반면 지표면(땅) 기준 가장 낮은 곳은 부산 지하철 3호선 만덕역으로 만덕 고개 중턱에 건설됐다. 입구에서 65m 아래에 승강장이 있지만 해수면 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