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물’부터 좀비물까지…넷플릭스가 비연예인 섭외를 고집하는 이유 [wiki종합]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이 연말까지 힘차게 달릴 준비를 마쳤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넷플릭스 예능 마실 행사가 열렸다. 현장에는 정효민 PD, 이은경 PD, 박진경 PD, 김재원 PD, 정종연 PD가 참석해 앞으로 공개될 예능 프로그램에 관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성+인물’ 정효민 PD는 “성과 관련된 산업에 있는 해외 인물들을 신동엽, 성시경이 찾아가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인터뷰 토크쇼”라며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넷플릭스에서 처음 선보이는 미드폼 예능이다. 빠르고 경쾌하게 조금은 과감하게 그렇지만 발랄함, 경쾌함을 잃지 않으면서 재미를 드릴 수 있는 새로운 인터뷰 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사이렌 불의 섬’을 연출한 이은경 PD는 “여성 24인이 직업의 명예를 걸고 전투하는 서바이벌 예능”이라며 “경찰, 군인, 스턴트 배우, 소방관, 운동선수, 경호원 등의 직업군 6팀이 각 4명씩 팀을 이뤄 경쟁을 펼친다. 치밀한 전략과 강인한 체력으로 미지의 섬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한 팀이 최종 우승자가 된다”고 말했다.

여성들로만 팀원을 꾸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 PD는 “개인적으로 스포츠 만화를 엄청 좋아하는데, 스포츠 만화의 세 가지 키워드가 ‘우정, 노력, 승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스포츠 만화가 많지 않고, 풀어내는 방식이 제한적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걸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인 소망을 담아서 하게 됐다”며 “계산적으로는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잘 됐고, 여성 서사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시기였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길복순’까지 나오면서 지금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도 털어놨다. 이 PD는 “여성 서사물을 하면서 여성들만이 가진 특장점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다. 열어보기 전까지 완벽히 리얼리티였다. 출연자들을 인터뷰하면서 보니까 그분들은 자기를 ‘여성 소방관’이 아닌 ‘소방관’이라고, ‘여군’이 아니라 ‘군인’이라고 칭하더라. 남자 소방관과 다를 바 없는 트레이닝을 받아 왔다. 기존에 보여줬던 엄청 센 서바이벌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면서 “도끼질하는 여자, 삽질하는 여자를 잘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그림들 자체가 다른 예능에서는 본 적 없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3분기에는 ‘좀비버스’가 공개된다.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 프로그램이다.

‘좀비버스’를 연출한 박진경 PD는 “실제로 좀비가 나타난다면 출연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대본 한 장 없이 일단 던져봤다. ‘너희가 좀비가 나타난다면 진짜 영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질문으로 시작됐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예상대로 영웅은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희생자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새로운 느낌의 서바이벌 느낌도 있고 굉장한 리얼리티 느낌도 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재원 PD는 청춘들의 리얼 예능 ’19/20’과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은 ‘솔로지옥’ 시즌3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PD는 “‘열아홉 스물’은 제목처럼 열아홉의 마지막 일주일과 스물의 첫 일주일을 2주 동안 함께하게 된 Z세대의 청춘 예능이다. 올해 3분기 방송될 예정이며, 규현, 김지은, 악뮤 이수현이 발표된 적 있는데 가수 정세운까지 함께하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솔로지옥3’와 관련해서는 “시즌2가 작년에 공개가 됐었다. 시즌1보다 시즌2가 시청 시간도 더 높고 글로벌 팬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시즌3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열심히 준비 중”이라며 “시즌3는 시즌1과 시즌2가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돼서 여러 가지 과감한 변화를 주려고 한다. 절찬리에 출연자를 모집하고 있다.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더 지니어스’ ‘대탈출’으로 이름을 알린 정종연 PD는 ‘데블스 플랜’으로 돌아왔다. 최대 5억 원의 상금을 차지할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정종연 PD는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이전 작품과 성격적으로 비슷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브레인 서바이벌의 노하우 ‘이렇게 할걸. 저렇게 할걸’ 했던 걸 최대한 좋다고 생각하는 포맷으로 만든 작품이다”이라며 “참가자들이 일주일 동안 합숙을 해서 게임을 진행했다. 게임과 게임 사이에 우리가 볼 수 없던 참가자들 간의 치열한 정치적인 부분까지 같이 녹여내서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새 예능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비연예인들이 출연한다는 것이었다. 앞서 넷플릭스는 ‘솔로지옥’, ‘피지컬 100’ 등은 비연예인 출연자의 사생활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와 관련해 일반인 예능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냐는 물음이 나오자 정종연 PD는 “방송인이라고 해서 그런 이슈가 없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일반인들에겐 출연 조건으로 증빙 서류 같은 걸 요구할 수 있지만 방송인은 요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야말로 수사를 해야 한다”며 “일반인이라고 해서 그 문제를 골라내기 어렵거나 발생 비율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일반인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방송인은 이후에도 계속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행동의 바운더리가 있다. 아무래도 일반인을 통해 얻는 그림의 폭이 훨씬 넓어서 선호하지만, 마케팅 적으로는 불리한 면이 있다. 두 가지 갈등 안에서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일반인이 오히려 이런 문제를 대처하기 더 쉬워질 것 같다. 최근 유명 배우들의 사건이 터질 때 더 대처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한편 넷플릭스는 올해 '성+인물'(Risqué Business) '사이렌: 불의 섬'(Siren: Survive the Island) '좀비버스'(Zombieverse) '19/20'(Nineteen to Twenty) '데블스 플랜'(The Devil’s Plan) '솔로지옥 시즌3'(Single’s Inferno Season 3)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