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비온다고 찡찡댄 직장인들 민망해지는 '90년대 장마철 출근길' (영상)

2023-07-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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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도로 곳곳 통제…출근길 혼란 빚어
1990년대 장마철 아침 풍경 새삼 눈길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장마철이면 전국 직장인들이 하는 공통 고민이 있다. 바로 '내일 출근 어떻게 하지?'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장마철 풍경. 서울 중구 광화문역 일대를 출근하는 직장인의 모습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호우경보가 내려진 장마철 풍경. 서울 중구 광화문역 일대를 출근하는 직장인의 모습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서울을 포함한 전국 일부 지역은 전날인 13일 호우특보가 내려졌고, 밤사이 많은 비가 내렸다.

창문을 치는 굵은 빗줄기 소리에 일부 직장인은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다음 날 출근을 걱정했다.

전날 밤부터 많은 비가 내리면서 직장인들이 14일 아침 출근길을 걱정을 하고 있다. 트위터에 올라온 글 캡처 / 트위터
전날 밤부터 많은 비가 내리면서 직장인들이 14일 아침 출근길을 걱정을 하고 있다. 트위터에 올라온 글 캡처 / 트위터

14일 아침에도 직장인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밤새 쏟아진 비에 서울만 해도 도로 곳곳이 통제됐기 때문이다.

14일 오전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잠수교가 강물에 잠겨 출입이 통제됐다.  / 이하 뉴스1
14일 오전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잠수교가 강물에 잠겨 출입이 통제됐다. / 이하 뉴스1

중랑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오전 4시 30분부터 6시 40분까지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전 구간이 통제됐고, 출근 시간대 한강 잠수교와 증산교, 양재천 하부도로, 올림픽대로 여의상류·여의하류 나들목, 서부간선도로 철산대교 하부 등을 오갈 수 없게 되면서 여기저기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13일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경기 오산시. 오산천 잠수교가 통제된 모습
13일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경기 오산시. 오산천 잠수교가 통제된 모습

빗물이 고여 생긴 물웅덩이 탓에 아침부터 신발을 축축이 적시며 출근을 해야만 했다.

힘 빠지는 하루의 시작이었지만, 그래도 '오늘만 버티면 주말'이라는 생각에 다들 으쌰으쌰 스스로를 다독이며 발길을 재촉했다.

무사히 출근을 마친 직장인은 소셜미디어(SNS)에 각자 겪은 출근길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얼마나 고된 아침을 보냈는지 털어놨다. 대중교통 지연으로 지각했다는 사람부터 집에서 회사까지 오는데 1시간 30분이 걸렸다는 사람, 우산을 놓고 와서 비를 맞고 왔다는 사람, 신발이 미끄러워 하마터면 크게 다칠 뻔했다는 사람까지 여럿의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새어 나왔다.

그런데 이런 볼멘소리를 쏙 들어가게 할 영상 한 편이 이날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돼 눈길을 끌고 있다.

1990년대 직장인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다. / 유튜브 'KBS광주'
1990년대 직장인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다. / 유튜브 'KBS광주'
다름 아닌 1990년대 장마철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두 눈으로 보고 믿기지 않을 광경이 해당 영상에 담겨 있었는데, 폭우와 홍수 탓에 도로가 물에 잠겼는 데도 사람들은 꿋꿋하게 출근을 하고 있었다.

1990년대 직장인의 모습. 집중호우와 홍수로 도로에 물이 가득찬 상황에도 직장으로 향하고 있다. / 이하 유튜브 'KBS광주'
1990년대 직장인의 모습. 집중호우와 홍수로 도로에 물이 가득찬 상황에도 직장으로 향하고 있다. / 이하 유튜브 'KBS광주'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한 직장인은 가슴팍까지 오는 물길을 헤치고 태연하게 회사로 향했고, 고무보트(튜브)를 타고 노를 저어 가는 지능형(?) 직장인도 있었다. 책가방을 앞으로 둘러메고 학교로 향하는 학생들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심지어 일부는 얼굴에 미소를 띤 상태로 자신에게 닥친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KBS광주가 30년 전 장마철 직장인의 출근길 풍경을 모아 만든 이 영상은 2020년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이미 사람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영상에는 "든든한 산업역군이셨던 대한민국의 모든 50·60대 어르신들에게 30대가 경의와 존경을 표합니다", "진짜 90년대 분들이 요즘 사람들이랑 뭔가 다르다는 건 사실인 듯", "저런데도 다들 표정 밝은 것 봐... 리스펙(존경)....", "아니 그렇게 출근해서 어떻게 일을 하냐고요;;; 대박이다 진짜...", "강한 자만이 살 수 있었던 90년대", "물이 가슴까지 차 있는데 끝까지 우산 쓰는 클라스...", "이때 출근했던 (현)부장님들이 '요즘 사람들 뭐 한다고 출근 못 한다고 하냐', '라떼는...' 하는 소리가 이러니 나오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열심히들 사셨다 ㅠ", "누구 하나 짜증 내거나 괴로운 표정이 없네", "피난 길 아닙니다. 출근길 맞습니다", "역시 의지의 한국인", "살기 힘들 때 마다 보러 와야지"라는 반응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1990년대 장마철 풍경. 누군가가 망가진 간판으로 추정되는 물체에 몸을 싣고 이동하고 있다. / 유튜브 'KBS광주'
1990년대 장마철 풍경. 누군가가 망가진 간판으로 추정되는 물체에 몸을 싣고 이동하고 있다. / 유튜브 'KBS광주'

다만 과거 직장인의 의지가 대단했던 것과 별개로 집중호우로 영상과 같은 상황이 닥치면 무리하게 이동하는 등 행동을 삼가야 한다. 질식이나 감전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호우로 인한 피해가 예상될 때는 반드시 몸을 피해 안전을 지켜야 한다.

호우 시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실내에 있다면 출입문과 창문을 닫아 빗물 유입을 막는다. TV나 라디오, 인터넷 등을 통해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지시에 따라 대피한다.

자주 물에 잠기는 지역이나 산사태 위험지역 등을 피하고 안전한 곳에 머물러야 하며 특히 개울가·하천변·해안가 등 침수 위험지역은 급류에 휩쓸릴 수 있으니 가까이 가지 않아야 한다. 공사 자재가 넘어질 수 있으니 공사장 인근에 가까이 가는 것을 피하고 농촌지역 사람들은 논둑 등 점검을 위해 나가는 일도 자제해야 한다.

유튜브, KBS광주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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