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직원 1000명, 잼버리 콘서트에 강제 동원”… 불만 폭주한 현재 상황

2023-08-0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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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잼버리 K팝 행사에 인력 지원 요청”
공공기관 직원 1000명, 콘서트 인솔 임무

정부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콘서트에 공공기관 직원 1000명을 임의로 동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인력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업무와 무관한 일을 맡게 된 공공기관 소속 직원들은 부당한 지시라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을 떠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만 스카우트 대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기숙사에 도착하고 있다. 기사 이미지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이하 뉴스1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을 떠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만 스카우트 대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기숙사에 도착하고 있다. 기사 이미지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이하 뉴스1

정부가 오는 11일 열리는 잼버리 콘서트를 앞두고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9일 한국일보 단독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잼버리 조직위원회 요청을 받고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공공기관 40여 곳에 콘서트 지원 인력을 배치해달라고 전달했다.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들이 지내고 있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충남, 충북, 세종, 전북 등에 위치한 공공기관 직원들이 그 대상으로, 기관당 최대 40여 명을 지원해 달란 요청이었다.

여기에 동원된 이들의 임무는 콘서트 당일, 잼버리 대원들이 공연 장소인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오갈 때 타는 버스에 배치돼 대원들을 인솔, 숙소까지 다시 데려오는 것이다. 사실상 평소 담당하는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조기 철수한 참가자들이 8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도착해 짐을 옮기고 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조기 철수한 참가자들이 8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도착해 짐을 옮기고 있다.

기재부는 행사를 며칠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 민간 업체를 통해 지원 인력 1000명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고 판단, 공공기관 직원 차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약 4만 명의 잼버리 대원이 콘서트 장소에서 버스를 잘못 탈 수도 있기 때문에 관련 인력이 필요하다"며 "콘서트 지원은 행정 인력 중심으로 요청했다. 콘서트 날에는 출장 처리된다"고 밝혔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작업자들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폐영식 행사중 하나인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무대를 설치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작업자들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폐영식 행사중 하나인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무대를 설치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관장하는 기재부 요청을 거스르기란 공공기관 처지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상 요청보다는 명령이나 지시에 가깝다고 여겨진다.

갑작스러운 지시를 받은 공공기관 직원들은 따로 거절할 수도 없는 현 상황에 분통을 터뜨렸다.

9일 기준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공공기관 직원들의 불만 글 / 이하 블라인드
9일 기준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공공기관 직원들의 불만 글 / 이하 블라인드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와 관련한 공공기관 직원들의 불만 글이 다수 게재됐다.

차출 지시를 받은 공공기관 직원들은 "잼버리 강제 봉사활동 하란다. 그것도 금요일 저녁에... 이게 맞냐?"(한국조폐공사), "공무원은 물론 공공기관에 연락해서 당장 '헤쳐모여!'하라고 강제 차출 명령 내려왔다. 금요일 퇴근하고 오라고 한다. 태풍에, 폭염에, 난리 통인데 공무원, 공기원 직업은 5분 대기조냐? 당연히 수당이니 뭐니 지원은 0원"(한국산업은행), "기재부 뭐 하는 거지? 잼버리 콘서트 현장 인솔을 왜 한전한테 시키는 거야? 이건 정도를 넘어선 거 같은데?"(한국전력공사), "우리 회사도 40명 차출해서 콘서트 인솔하라는데 왜 사고는 정부에서 치고 똥은 공공기관 동원해서 치우냐? 전시 동원령인 줄..."(한국마사회), "다른 국가에서도 잼버리를 국가 행사로 취급하나요? 금요일 밤 12시에 끝난다는데 강제 동원되게 생겼네"(기업은행), "제가 속한 소방은 전국단위 동원령 내린다네요? 무슨 재난이 발생한 것도 아닌데 동원령이라니"(공무원)라며 하소연했다.

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직원은 "공무원 잼버리 차출에 적극 동의한다"며 "단, 조건이 있다. (잼버리 준비한다고) 해외 연수 다녀온 여성가족부, 전라북도 연수비용 전액 환수해서 추가 근무수당으로 지급해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다른 직장인의 반응이 담긴 댓글이다.
해당 소식을 접한 다른 직장인의 반응이 담긴 댓글이다.

운영 미숙으로 파행을 빚은 주최 측이 남은 잼버리 일정을 외부 힘을 빌려 소화하려 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들끓고 있다.

앞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잼버리 콘서트에 참여할 수 있게 협조해 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현재 군 복무 중인 BTS 멤버 진(김석진)과 제이홉(정호석)을 내보내 공연장에 세우자고 한 것이다.

성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국방부는 11일 서울에서 있을 K팝 콘서트에 현재 군인 신분인 BTS가 모두 함께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처를 해 주시길 바란다. BTS와 함께 세계 청소년들이 담아가는 추억은 또 다른 대한민국의 자산이 될 것이다. 마지막까지 대한민국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국방부는 선제적으로 대응해 주시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세계적인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과 제이홉은 현재 군 복무 중이다. / 빅히트 공식 인스타그램
세계적인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과 제이홉은 현재 군 복무 중이다. / 빅히트 공식 인스타그램

이에 일부 팬들은 미흡한 준비로 국제적 행사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 걸 BTS로 만회하려고 한다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이와 관련해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국민의힘에서 11일 열리는 K-POP 콘서트에 현역 복무 중인 BTS 멤버들 참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는데 준비 중이냐'는 질의를 받고 "관련 부처, 해당 연예인 소속사가 같이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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