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 목사는 BJ나 유튜버와 비슷하다”
2023-11-0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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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할 일이 많다”
“생각보다 소득이 적다”

한국 목사라는 직업을 BJ(1인 미디어 진행자)나 유튜버에 빗댄 전직 크리스천의 분석 글이 화제다.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 위트랜드에 올라온 '교회 다녀본 결과 목사에 대해 알게 된 사실들'이라는 글이 최근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교회 3년 다녔고 지금은 무교라는 글쓴이 A씨는 한국 교회업은 레드오션이라며 국내 목사의 특징을 4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생각보다 고학력이다.
그는 "2000년대까지는 인터넷, 속성 야간반 수강만으로도 목사가 쉽게 될 수 있었다"며 "지금은 신학대(4년) + 신학대학원(3년)을 거친 목사들도 넘쳐나기에 (급조된 목사들이) 설 자리가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에서 목사는 9급 공무원과 함께 학력 인플레이션이 심해진 업종 중 하나다"며 "메이저 브랜드인 예장(예수교 장로회), 합동(장로회 안의 합동 교단), 감리교 출신의 40대 이하 목사라면 거의 신학대졸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둘째, 생각보다 할 일이 많다.
A씨는 "한 번 궤도에 오른 목사들은 귀찮은 일은 밑에서 다 처리해주고 본인은 연단에 서기만 해도 십일조가 쏟아지지만, 대부분 월급쟁이, 자영업 목사들은 할 일이 굉장히 많다"며 BJ나 유튜버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월급쟁이 목사들의 업무로는 △ 주 3회 예배 준비 △ 새벽기도 준비 △ 일요일 피크 예배 준비 등이 메인이다.
이와는 별도로 식사, 다과회, 운동, 성경 공부 등 신자들 간의 친목 활동도 기획해야 한다. 학생, 주부, 직장인 등의 인생 상담도 응대해야 한다.
개업식, 병문안, 입학 졸업식, 결혼 및 장례 등 신자들의 각종 경조사에 참석해야 한다. 그뿐이랴. 마케팅과 회계 같은 일반 자영업자들의 운영 업무도 수행해야 한다.

셋째, 생각보다 소득이 적다.
A씨는 "(목사 세계가) 승자 독식 구조라 한 동네에서 1타, 2타 치는 목사가 수입 대부분을 쓸어가고 하꼬(별 볼 일 없는)들은 근근이 생활한다"며 이것도 BJ나 유튜버 세계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하꼬 목사들의 할 일들을 노동시간으로 나누면 최저 임금도 안 나올 거다"며 "한국 교회는 8만 개를 돌파해 월급쟁이 목사들이 창업을 꺼리는 추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알기에 사장 목사들이 월급쟁이 목사들 임금을 안 올린다"며 '너 없어도 일할 사람 많다', '월급의 10%는 십일조로 원천 징수할 거다'며 배짱을 튕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회도 세금 내야 한다는 논의에 찬성하는 목사들은 낼 세금이 별로 없거나 세제 혜택을 볼 정도로 열악한 분들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넷째, 생각보다 바르고 착하다.
A씨는 "내가 만난 목사들은 공감 능력, 봉사심, 신앙심이 투철한 분들이 많았다. 그러니까 하고 많은 직업 중에 목회자를 선택한 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분들은 1타 못 올라간다. 사람들에게 거짓말할 줄도 모르고 십일조 안 내면 지옥 간다고 윽박지르는 말솜씨도 없어서 평생 하꼬다"며 "그래서 절대로 일반인들에게 안 알려진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BJ 하면 여캠들이 떠오르는 것도 점잖게 해서는 업계에서 성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며 처세술에 둔감한 대다수 목사들의 애로를 간접 피력했다. 여캠은 여자 BJ들이 남성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자신의 몸매와 춤을 선보이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