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울린 '징역 100년' 명문대 재미 교포 남성, 30년 만에 극적 조기 석방 (+이유)

2024-01-28 14:48

add remove print link

한인 교인, 변호사 등 두부 건네며 한국식으로 출소 축하

어머니 재산을 독차지하려던 누나의 꾀임에 속아 살인을 저질러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았던 재미 교포 앤드류 서(50·한국명 서승모)가 30년 만에 조기 석방됐다.

재미 교포 앤드류 서 / 유튜브 'AsianCrush'
재미 교포 앤드류 서 / 유튜브 'AsianCrush'

27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 트리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앤드류는 지난 26일 오전 9시 45분쯤 수형 중이던 미국 일리노이주 서부 키와니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그가 출고하자 사면 운동을 펼쳤던 시카고 한인 교회 교인들과 변호사 등은 두부를 건네며 축하했다.

시카고트리뷴은 이에 대해 "지난 30년 동안의 부정적인 것들을 씻어낸다는 의미로 주는 한국의 전통이다"고 소개했다.

앤드류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이 감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정말 잘하겠다"고 말했다.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난 앤드류는 두살 때인 1976년, 5살 위인 누나 캐서린 서와 함께 군 장교 출신 아버지와 약사 출신 어머니를 따라 미국 시카고로 이민을 했다.

앤드류는 11살 때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세탁소를 운영하던 어머니마저 2년 후 강도에게 살해당한 뒤 누나 캐서린에게 의지했다.

앤드류는 어려운 성장 과정에도 유명 사립고등학교 학생회장을 지냈으며 미식축구 선수로 빼어난 활약을 펼쳐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재미 교포 캐서린 서와 동거남 로버트 오두베인 / 유튜브 'AsianCrush'
재미 교포 캐서린 서와 동거남 로버트 오두베인 / 유튜브 'AsianCrush'

앤드류는 대학 2학년 때인 1993년 가을, 누나에게 "현재 동거남이 엄마를 죽인 거다. 그가 내가 받은 상속 재산을 도박으로 탕진하고 학대까지 한다"는 누나의 하소연을 들었다.

엄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지켜야겠다고 믿은 앤드류는 그해 11월 11일, 누나 지시대로 집 차고에 숨어지내다가 누나의 동거남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으로 살해했다.

앤드류는 곧장 경찰에 체포됐고, 누나 캐서린은 재판을 앞두고 하와이로 도주했다가 붙잡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검찰은 남매가 오두베인 명의의 생명 보험금 25만 달러(약 3억5000만원)를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앤드류의 비극은 2010년 '서의 집'(The House of Suh)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져 국내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작품은 ▲필라델피아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 최우수 ▲다큐 샌디에이고 아시안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햄튼 영화제 심층탐사 보도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앤드류는 2017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누나가 80만 달러(약 10억7000만원)의 유산을 노리고 어머니를 살해했다"며 엄마를 죽인 범인이 누나라는 주장을 펼쳤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