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겨울 바다에 뛰어든 이름 모를 청년을 찾습니다"

2024-02-1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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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모두 대단하다" "한 생명을 살렸다" 찬사 쏟아져

바다에 떠다니는 인형을 아기로 착각해 구조에 나선 20대 청년이 찬사를 받고 있다. 물에 들어갔다가 익사할 위험에 처했던 청년은 우연히 인근을 지나던 전직 해난구조요원인 정성훈(35) 씨에게 구조됐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과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 Larisa Antonov-Shutterstock.com,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과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 Larisa Antonov-Shutterstock.com,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지난 14일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8일 오후 12시 34분쯤 한 남성이 경남 창원 귀산동 방면 마창대교 아래 바다에 빠져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유튜브 채널 ‘딥씨다이버’를 운영하는 정성훈(35) 씨도 10일 ‘[실제상황] 20대 청년이 바다에 빠진 이유’라는 제목의 4분 43초 동영상을 통해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정 씨가 공개한 영상엔 마창대교 아래 문화공연장 인근 바다에서 20대 청년 A 씨가 무언가를 향해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정 씨는 아내와 함께 인근에서 산책하고 있다가 ‘풍덩’ 소리에 뒤늦게 상황 파악에 나섰다. 정 씨가 바다 앞으로 급히 뛰어갔고 정 씨 아내는 긴박했던 상황을 카메라로 촬영했다.

정 씨는 물에 빠진 A 씨에게 “뭐 하는 건가. 빨리 나오라”라고 재촉했다. 아리송한 상황에 주변 사람들은 “외국인인가”, “뭐야” 등의 반응을 보이며 상황을 지켜봤다.

전직 해난구조요원인 정성훈(35) 씨 사진. / 정성훈 인스타그램
전직 해난구조요원인 정성훈(35) 씨 사진. / 정성훈 인스타그램

A 씨는 몸에 힘이 빠진 듯 물 위에 떠있는 채로 “살려 달라”라고 소리쳤다. 긴가민가하던 정 씨는 위험한 상황을 확신하고 A 씨를 구조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정 씨는 해군 해난구조전대(SSU)를 전역해 인명구조 경험이 있는 전문가다. 정 씨는 A 씨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한 뒤 A 씨 겨드랑이를 잡고 육지로 천천히 끌고 갔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육지로 끌어 올려진 A 씨 가슴팍에는 ‘아기 모양의 인형’이 놓여 있었다. 심폐소생술을 하려던 정 씨는 “이걸 구하러 간 것이냐”라고 물었다. A 씨는 누워 있는 채로 잠시 의식이 없는 듯 보였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감사하다”라고 말한 뒤 일어나서 자리를 떠났다. 정 씨에 따르면 A 씨는 물에 떠있는 물체를 아기인 줄 착각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주변 사람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 도착했을 땐 A 씨가 자리에 없어서 병원 이송은 따로 하지 않았다.

이후에 정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A 씨의 선행을 알리며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정 씨는 “경남 창원 귀산동 마창대교 아래 바다에 뛰어든 남성을 구조했다. 남성은 실제 아기와 흡사한 인형이 바다에서 떠내려오는 걸 보고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고민 없이 뛰어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근처에 있던 내가 남성을 구조할 수 있었다. 사람 일지도 아닐지도 모르는 대상을 위해 목숨 걸고 겨울 바다에 뛰어든 이름 모를 청년에게 진심으로 존경의 말씀을 전한다. 이 글을 본다면 꼭 연락 달라”라며 A 씨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정성훈(35)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A 씨의 선행을 알리며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 정성훈 인스타그램
정성훈(35)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A 씨의 선행을 알리며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 정성훈 인스타그램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정 씨와 A 씨의 행동을 칭찬했다. 이들은 “아기인 줄 알고 바다에 뛰어든 청년과 이를 구해준 은인”, “두 분 모두 순간 판단이 멋지고 대단하다”, “두 분에게 용감한 의인상을 줘야 한다”, “한 분의 목숨을 살린 소중한 일을 했다. 최고다”, “정말 귀한 일을 했다”, “감동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찬사를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겨울 바다라 엄청 차가워서 들어가는 순간 숨이 턱 멎을 것인데 훈련된 분이니 가능한 거다. 위험예지라는 말이 있듯이 제때 판단을 잘해서 대처했다”라고 했다.

[실제상황] 20대 청년이 바다에 빠진 이유 - 유튜브 ‘딥씨다이버’ 채널
home 윤경진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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