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분향소'에 불 지른 60대, 이유를 물어보니 그 대답이 황당하다
2024-05-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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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분향소 10년째 그 자리에 위치...진술에 신빙성 떨어져”
전북 전주시 세월호 분향소에 불을 지른 혐의로 붙잡힌 60대가 분향소를 특정 종교시설로 착각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전주완산경찰서는 일반물건 방화 혐의로 A(60대)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방화 혐의를 시인하며 "종교 때문에 가정이 파탄이 났는데 해당 천막을 보니까 그 종교에서 사용하는 시설인 줄 알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세월호 분향소가 10년째 같은 자리에 위치한 점 등을 고려해 A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를 상대로 구체적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 이후 구속 영장 검토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라 말했다.
A 씨는 지난 19일 오후 8시 30분쯤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 광장의 세월호 분향소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다행히 지나가던 시민들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초기 진화를 하면서 큰 불로 번지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은 세월호 분향소에 이미 전기가 끊긴 점, 촛불을 사용하는 제단에는 탄 흔적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방화 또는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였다.

사건 발생 후 CCTV 분석에 나선 경찰은 범행 현장을 배회하던 A 씨를 방화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후 사건 발생 20여 시간 만인 지난 20일 오후 4시 30분쯤 A 씨를 풍남문 광장 인근에서 체포했다.
A 씨는 일정한 주거지 없이 풍남문 광장 근처에서 노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세월호 분향소는 참사 4개월 뒤인 2014년 8월에 설치됐다. 이후 한 차례 자진 철거됐다가 다시 설치돼 10여 년간 같은 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