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홍명보 감독님 수요일에 두고 봅시다” 돌아가는 사태가 심상치 않다

2024-07-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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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 새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

축구협회의 K리그 감독 빼가기가 현실이 되면서 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홍명보 울산 현대(울산 HD) 감독 / 뉴스1
홍명보 울산 현대(울산 HD) 감독 / 뉴스1

대한축구협회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지난 8일 브리핑에서 홍명보 현 울산 HD 감독을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이유를 밝혔다.

이 이사는 브리핑 시작에 앞서 "먼저 시즌 중에도 불구하고 감독 선임을 허락해 준 울산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또 팬들에게는 소속팀 감독을 시즌 중에 대표팀에 모셔 죄송한 마음이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시즌 중 감독을 잃게 된 울산 팬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8일 성명문을 통해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대표팀 감독에 선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을 성명한다"며 "처용전사는 리그 현역 감독의 선임 논의 자체를 무효화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위해 어떠한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임을 선언한다"는 살벌한 선전포고를 날렸다.

이날 처용전사는 대한축구협회 본사 앞에서 "필요할 때만 소방수, 홍명보 감독은 공공재가 아니다"라는 항의 문구를 내건 트럭 시위도 벌였다.

처용전사의 한 관계자는 "'국가대표' 홍명보 감독님 수요일에 두고 봅시다"라며 오는 10일 예정된 울산 HD와 광주FC 간 경기에서 대대적 시위를 벌일 것을 예고했다. 이날 울산 HD의 홈경기 지휘에 나서는 홍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지난 2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하마평에 오른 이후 최근까지 단호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는 "내 입장은 항상 같으니 팬들께서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불안해하는 울산 팬들을 직접 안심시키기도 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직 수락 전날인 지난 5일에는 "이임생 기술이사를 만날 생각은 없다.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어느 얘기도 들은 바 없어 고민도 해보지 못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 밤, 이임생 이사를 만나 감독직을 제안받았고, 약 10시간 만인 6일 오전 협회 측에 수락 의사를 전했다.

홍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은 현재 K리그1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 HD는 1위 김천FC를 승점 1점 차이로 바짝 추격 중이다. 울산 구단 측은 홍명보 감독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K리그1 2022 우승을 차지한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 뉴스1
K리그1 2022 우승을 차지한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 뉴스1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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