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2701호 사건’ 언급한 홍명보 감독, 대표팀 복귀 이유… 더 큰 욕심 있었다

2024-07-30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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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손흥민 2701호 사건 막는다… "내가 적임자"

홍명보 감독이 다시 한번 축구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러나 그의 복귀는 축구계와 팬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홍 감독은 “개인적인 욕심이 아니라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러한 발언은 축구계의 냉담한 반응을 불러왔다.

홍명보-손흥민 자료 사진. / 뉴스1
홍명보-손흥민 자료 사진. / 뉴스1

특히 29일에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풀뿌리 축구 육성과 MIK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K리그를 발전시키고 A대표팀을 포함한 모든 연령대의 대표팀에 전술 철학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홍 감독은 지난 7월 5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와의 만남을 통해 긴 대화를 나누었으며, 이 자리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과 대표팀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이사의 의견을 듣고 심사숙고 끝에 이를 수락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가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4년 주기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한국 축구가 국가대표팀을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KFA가 발표한 ‘MIK 프로젝트’를 통해 장기적인 발전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표팀의 성과와 장기적 발전 체계의 확립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끔한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라며 한국 축구가 진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자신의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대표팀 감독을 수락한 배경에 KFA의 장기 프로젝트인 'MIK'가 있었음을 암시한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 오전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한 유럽 순방을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 오전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한 유럽 순방을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그러나 그의 의도가 진정한 발전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기자가 홍 감독의 과거 K리그 감독직 중도 사임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앞으로 평생 안고 가야 한다”고 엉뚱한 답변을 했다. 이는 그가 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면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실패에 대한 개인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전술적인 측면에서도 홍 감독의 계획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그는 볼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를 지향한다고 했지만, 전임 감독 파울루 벤투의 유산을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했다. 홍 감독이 언급한 볼 소유와 공수 연결에 대한 원칙은 현대 축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일 뿐, 독창적인 접근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홍 감독은 전술보다는 대표팀 운영 방안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선수들의 헌신과 스태프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며 기강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카타르 월드컵 당시 발생한 '2701호 사건'과 아시안컵 기간의 선수단 갈등을 언급하며 자신이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하려 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 대표팀에 소속되지 않은 외부인의 무단 합류로 논란이 일었던 일명 "2701호 사건"이 있었다. 주장 손흥민이 개인 트레이너 안덕수 씨를 의무팀에 합류시킨 것으로, 일부 선수들이 안 씨로부터 회복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치료를 받던 호텔 방이 바로 2701호였다.

공식 구성원이 아닌 외부인이 선수단 내부 업무에 개입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이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의무팀장마저 배제되는 일도 있었다. 이는 안 씨 편을 든 일부 선수들의 요구에 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지만, 이를 위해 불화의 씨앗을 뿌리게 된 셈이다.

안 씨의 합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선수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내부에서 김민재 선수가 손흥민 소셜미디어 계정과의 교류를 끊고 대표팀에서 물러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도 공정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이 홍 감독을 얼마나 믿고 따를지는 불확실하다.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홍 감독의 면접 통과 경위와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2701호 사건을 언급한 홍 감독을 향해 “선수들이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한 것과 협회가 홍 감독을 선임한 것은 유사하다”며 절차의 공정성이 무시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의 복귀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많은 질문을 남기고 있다. 그가 제시한 계획과 의도가 진정으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전반전에서 대한민국 손흥민이 득점 기회를 놓치자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전반전에서 대한민국 손흥민이 득점 기회를 놓치자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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