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치과 폭발물' 70대 용의자가 범행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조금 황당스럽다

2024-08-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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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A 씨 “치료 후 염증이 생겨서…”

광주에 위치한 한 치과에 직접 만든 폭발물로 방화를 저지른 70대 남성 A 씨가 범행 이유를 밝혔다.

(왼쪽) 광주의 한 치과병원에 직접 만든 폭발물로 방화를 저지른 70대 남성 A 씨, (오른쪽) 현장에서 발견된 폭발물의 모습. (독자제공) / 뉴스1
(왼쪽) 광주의 한 치과병원에 직접 만든 폭발물로 방화를 저지른 70대 남성 A 씨, (오른쪽) 현장에서 발견된 폭발물의 모습. (독자제공) / 뉴스1

광주 서부경찰서는 '보름 전 치과에서 보철물(크라운) 치료를 받은 후 염증이 발생해 불만이 있었다'는 취지의 A 씨 진술을 확보했다고 2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2일 오후 1시 7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상가 건물에 있는 치과병원 출입문에 직접 만든 인화성 폭발물을 설치하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폭발물로 인해 병원 내부에 불길이 일었지만, 스프링클러가 즉시 작동하면서 큰 화재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건물 내에 있던 95명의 시민이 긴급 대피했다.

A 씨는 범행 후 약 2시간 만에 자수했으며, 병원 치료에 대한 불만이 이번 범행의 동기라고 줄곧 주장한 바 있다. A 씨는 범행 전날 병원 외래진료 예약이 있었으나,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측은 "A 씨가 불만을 표한 적도 없었고, 이런 일을 벌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도 아니었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경찰은 A 씨가 사건 발생 수일 전부터 시너, 부탄가스 등 폭발물 제작에 필요한 인화성 물질을 구매한 정황을 포착하면서, 이번 사건이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A 씨가 범행 직전 술을 마신 상태였고, 자수 당시에도 만취 상태였던 점을 고려해 진술의 신빙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A 씨를 상대로 폭발물 제작 경위와 범행 전후의 자세한 행적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조사가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지난 22일 오후 1시 14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치과에서 사제폭발물 투척한 A 씨(78)가 긴급 체포돼 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지난 22일 오후 1시 14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치과에서 사제폭발물 투척한 A 씨(78)가 긴급 체포돼 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