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대로에 내걸렸다 나흘 만에 철거된 동성애 앱 광고 영상 내용 논란

2024-09-0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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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된 지 나흘 만에 중단된 광고 영상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건물 외벽 전광판에 게재됐던 광고 영상이 논란 끝에 나흘 만에 사라졌다.

해당 영상은 성소수자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앱)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두 연인이 서로 입맞춤하거나 포옹하는 장면이 포함돼 있었다.

강남구청은 "미풍양속을 해칠 수 있다"는 민원 등의 영향으로 해당 광고를 내리도록 요청했고, 결국 광고는 중단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Chay_Tee-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Chay_Tee-Shutterstock.com

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성소수자들을 위한 앱 국내 운영사는 지난달 26일 강남구 논현동 강남대로변 한 건물 외벽 전광판에 앱 홍보 영상 광고를 게재했다. 해당 앱 운영사는 전광판 광고 회사와 1년간 하루 100회 이상 해당 영상을 송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해당 광고는 강남구청의 요청으로 게재된 지 나흘 만에 중단됐다.

구청 측은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음란하거나 퇴폐적인 내용을 금지하는 조항을 근거로 해당 광고를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앱 운영사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운영사 대표는 "국내에서 앱을 운영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들여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번 일로 사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며 "2024년에도 성소수자 관련 사업이 이렇게 박대를 당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는 한국 사회에 실망감을 표출했다.

양은석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구청은 민원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사실 행정기관의 시선이 반영된 결정"이라며 "성소수자 관련 콘텐츠를 무조건 '음란', '퇴폐'로 몰아가는 것 자체가 혐오적 시선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성소수자 콘텐츠에 대한 차별 논란은 국내외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다.

2019년 홍콩에서는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이 남성 커플이 손을 잡고 해변을 거니는 광고를 지하철역과 국제공항에 게재했는데, 공기업 MTR과 공항 측이 이를 부적절하다며 광고 게재를 중단시킨 바 있다. 당시 동성애 커뮤니티의 강한 반발로 MTR은 결국 광고 게재를 허용했다.

국내에서는 대전광역시가 2023년 대전여성영화제에서 성소수자 이야기를 다룬 영화 '딸에 대하여'의 상영을 취소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결국 주최 측은 보조금을 반납하고 시민 모금을 통해 영화제를 진행해야 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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