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원과 아이즈원이 '애꿎은' 희생양 됐는데도 엠넷은 여전히 뻔뻔하다

2019-11-1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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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조작' 드러나며 논란 거세
엑스원과 아이즈원, 따가운 여론에 위태로운 상황

이하 연합뉴스 TV
이하 연합뉴스 TV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듀스 101' 시리즈 투표 조작 의혹이 확대일로인 가운데 여론의 초점은 이들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그룹 엑스원과 아이즈원 거취에 쏠려 있다.

논란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엠넷의 침묵이 길어지는 사이, 당장 대중적 시선에 노출된 두 그룹 멤버들이 심판대에 선 모양새다.

엠넷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에 "두 그룹의 향후 활동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논의 중이나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경찰이 CJ ENM 본사 등 '윗선'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고자 수사력을 모으고 있고 두 그룹의 활동에도 이미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지만, 엠넷은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엠넷 김용범(45) CP와 안준영(40) PD가 지난 5일 투표 조작 혐의로 구속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두 그룹이 활동을 계속해야 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엑스원은 '프로듀스 엑스(X) 101', 아이즈원은 '프로듀스 48'로 구성된 그룹이다. 제작진은 경찰 조사에서 두 시즌에 순위 조작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엑스원 / 뉴스1
엑스원 / 뉴스1

여론은 양분됐다. 투표 조작이 어느 정도 실체로 드러난 만큼 사실상 정상적인 활동이 어렵다는 주장과 더불어 멤버들도 결국 수익 극대화를 위해 고안된 구조의 피해자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도 엑스원과 아이즈원의 지상파 출연을 금지해 달라는 청원과 해체에 반대한다는 청원이 모두 올랐다.

팬덤 안에서도 '완전체' 활동 지속을 원하는 목소리와 함께 투표 조작으로 수혜를 본 멤버를 제외하고 그룹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섞인 형국이다.

논란 속에서 두 그룹의 활동에는 제동이 걸렸다. 아이즈원은 11일로 계획한 정규 1집 컴백 활동이 전면 연기됐고 방송 출연도 줄줄이 취소됐다.

엑스원은 기존에 잡힌 일정만 수행하며 지난 10일 태국 'K팝 페스타 인 방콕'에는 예정대로 참석했다. 제작진 구속 후 첫 국내 공식 일정인 '브이라이브 어워즈 'V 하트비트'가 16일로 목전에 다가온 상황이다.

물론 경찰 수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엠넷이나 멤버들 소속사가 섣불리 어떤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기류도 있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팀 재구성 등의 얘기도 있었지만 기존 팬덤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여론 전면에 노출된 멤버들 거취뿐만 아니라, 방송사와 음악산업의 수직계열화를 비롯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논의와 엠넷의 책임 있는 대응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룹 해체에 너무 관심이 쏠리다 보니 사건의 본질이 호도되는 느낌"이라며 "문제를 일으킨, 실질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에게 더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청자(문자 투표 참여자)들로 구성된 '프듀X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 "수사기관의 브리핑과 언론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CJ ENM의 이렇다 할 사과나 실체적 진실 규명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을 시청자로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진상규명위는 안 PD와 김 CP가 공소제기된 이후 정보공개청구 또는 기록열람등사신청을 통해 가공되지 않은 시청자 문자 투표에 대한 원 데이터를 공표하겠다고도 밝혔다.

아이즈원 / 뉴스1
아이즈원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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