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깨어난 1897년의 낭만… 목포, ‘모던타임즈’로 가을밤을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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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부터 3일간 '2026 국가유산 야행' 팡파르… 창작 뮤지컬부터 빛의 쇼까지 129년 전 개항기 완벽 재현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10월의 마지막 자락, 전남 목포의 구도심이 화려했던 129년 전의 개항기 시절로 완벽한 타임슬립을 시도한다.

회색빛 아스팔트 대신 근대 건축물이 어우러진 골목마다 낭만적인 재즈 선율과 화려한 미디어 아트가 수놓아질 예정이다.
달빛 아래 깨어난 1897년의 낭만… 목포, ‘모던타임즈’로 가을밤을 홀리다

목포시(시장 강성휘)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매일 저녁 6시,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 일대를 뜨겁게 달굴 ‘2026 목포 국가유산 야행(夜行)’의 화려한 막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의 핵심 테마는 '모던타임즈: 목포 개항이야기 129'로, 일제강점기의 억압 속에서도 피어났던 자주적 항구도시의 뜨거운 숨결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냈다.

◆ 개항장의 밤을 깨우는 선율과 빛의 항해

축제의 포문을 여는 첫날 밤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다. 근대 목포가 겪어야 했던 뼈아픈 항일의 서사를 역동적으로 풀어낸 대형 창작 뮤지컬 ‘목포찬가’가 밤하늘을 가르며 관람객들의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핀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둠이 짙어지면 근대역사관 2관의 고풍스러운 외벽은 거대한 캔버스가 되어 화려한 ‘K-Art 빛의 쇼’를 선보인다. 첨단 인터랙티브 미디어 기술이 적용된 이 빛의 향연은 관람객의 발걸음에 맞춰 유기적으로 반응하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리를 걷다 보면 마치 1935년 경성의 모던보이, 모던걸이 된 듯한 복장 체험장도 마련되어 있어 인생 최고의 인증샷을 남기기에 제격이다.

◆ 재즈부터 명창까지… 낭만이 흐르는 근대 건축물

야행의 진정한 묘미는 굳게 닫혀 있던 근대 문화유산들이 훌륭한 라이브 공연장으로 변신한다는 점이다. 근대역사관 2관에서는 10대부터 60대까지 전 세대가 활을 켜는 오케스트라 선율을 시작으로, 끈적한 재즈가 흐르는 ‘목포로망스’,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근도가요 콘서트가 연일 길거리를 채운다.

발걸음을 옮겨 고색창연한 경동성당에 다다르면 동서양의 예술이 교차하는 마법이 벌어진다. 국가무형유산 박방금, 안부덕 명창이 뿜어내는 남도 소리와 고(故) 우봉 이매방 선생의 유려한 전통춤이 서양식 성당 건축물과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또한 국도시점소공원 무대에서는 힙합과 인디 밴드로 무장한 지역 대학생들의 젊은 에너지가 폭발하며 거리를 들썩이게 할 예정이다.

◆ 골목길이 거대한 놀이터로… 가족 맞춤형 타임슬립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도 풍성하게 채워졌다. 옛 목포공립심상소학교 강당 일대는 거대한 에듀테인먼트 존으로 탈바꿈한다. 이곳에서는 국가무형유산 옥장 장주원 선생의 숨 막히는 옥 공예 시연을 코앞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바다 밑에 잠들어 있던 해양 유물을 직접 만져보는 생생한 체험도 가능하다.

여기에 공간도형의 원리를 깨우치는 융합 과학 체험, 모형 선박 조립, 도자기 빚기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프로그램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근대 거리 곳곳에 숨겨진 미션을 해결하는 모바일 스탬프 투어와 무알콜 칵테일 제조 체험은 축제의 지루할 틈 없는 짜릿함을 선사할 것이다.

◆ '만호싸롱'에서 막걸리 한잔… 친환경으로 완성한 힙한 로컬 파티

목포 역사의 태초라 할 수 있는 목포진에서는 어른들만의 오붓하고 은밀한 휴식처 ‘목포진지 만호싸~롱’이 문을 연다. 숙박객을 대상으로 지역의 명물인 목포 막걸리와 특제 찬합 세트를 맛보며 붉게 물드는 바다 노을을 바라보는 '멍때리기' 프로그램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최고의 힐링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행사는 지역 대학 및 로컬 기업들이 의기투합해 기획되었으며, 일회용품을 퇴출하고 다회용기를 전면 도입하는 등 '에코(Eco) 축제'로의 전환을 선언해 의미를 더했다. 목포시 관계자는 "관람객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야행을 위해 699면의 임시 주차장을 확보하고 철저한 교통 통제망을 구축했다"며 "대한민국 유일의 자주적 개항 도시가 품은 독보적이고 매혹적인 역사를 오감으로 만끽하는 완벽한 가을밤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