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페북·인스타 운영사), SNS에 중독된 10대들에게 거액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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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섭식장애 호소한 16세·18세 원고와 개정 직전 합의
3월 첫 배심 평결 패소 이후 주정부 소송까지 '합의 행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독 소송의 선도 재판(bellwether trial)을 앞두고 10대 원고들과 잇따라 합의했다. 재판에 앞서 틱톡과 유튜브도 원고들과 합의를 마쳤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법정에서 배심원 앞에 설 피고는 스냅챗 운영사 스냅 한 곳만 남게 됐다.

메타가 18세 원고 K.D.B와 30일(현지시각)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과 CBS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메타는 앞서 16세 원고 S.J와도 재판을 며칠 앞두고 합의했다. 합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재판은 LA 카운티 법원에서 지난 28일 배심원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모두진술은 다음 달 초로 예정돼 있다. 원고 측 변호인단은 재판이 12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3세부터 유튜브, 9세부터 SNS”…우울증·섭식장애 호소
원고 S.J는 일리노이주 출신의 16세 소녀다. K.D.B는 미시시피주 출신의 18세다. 두 사람은 이르면 3세부터 유튜브를 사용했다. 다른 플랫폼은 9세 무렵부터 쓰기 시작했다. 이들은 SNS가 중독되도록 설계돼 있어 우울증과 섭식장애에 시달리게 됐다며 메타와 틱톡, 유튜브, 스냅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사건은 연방과 주 법원에 걸린 수천 건의 유사 소송 가운데 시험 사례로 선정됐다. 선도 재판의 결과는 나머지 소송의 합의 규모와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에밀리 제프콧 K.D.B 측 변호인은 "소셜미디어 앱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개선하고 기술 기업에 책임을 묻는 데 계속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뢰인을 대신해 이 사안을 정당하게 해결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메타는 합의가 잘못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메타 대변인은 "재판과 기각, 합의는 모두 선도 재판 과정에서 흔히 있는 일이며 이번 소송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법정에서 계속 우리를 변호할 것이며 우리의 기록에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년 넘게 10대 보호 장치를 만들어 왔다”며 "초당적인 52개 지역 법무장관과의 합의는 엄격한 시간 제한, 야간 접속 차단, 수업 시간 알림 금지로 한발 더 나아간다"고 했다.
홀로 남은 스냅 "스냅챗은 처음부터 다르게 만들어졌다"
이제 재판은 스냅만을 상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원고 측을 대리하는 래니어 로펌은 "각 원고는 스냅이 스냅스트릭, 스냅스코어, 푸시 알림, 필터 같은 기능을 이용해 젊은 이용자의 앱 사용 시간을 극대화하도록 스냅챗을 설계했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스냅스트릭은 친구와 연속으로 사진을 주고받은 날수를 표시하는 기능이다.
스냅은 반박했다. 스냅 대변인은 "스냅챗은 처음부터 기존 소셜미디어와 다르게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피드나 다른 사람 게시물의 순위, 사회적 비교 지표가 아니라 카메라로 열리는 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주장은 원고들의 스냅챗 경험과 플랫폼 설계 방식을 근본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냅은 지난 1월 첫 선도 재판을 앞두고는 틱톡과 함께 원고와 합의했다. 이번에는 법정에서 배심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3월 첫 평결서 메타·유튜브 패소…저커버그 증언 '역효과'
메타가 합의로 돌아선 배경에는 올해 3월의 패소가 있다. LA 배심원단은 3월25일 ‘KGM’으로 불린 20세 여성이 메타와 유튜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손을 들어줬다. 원고는 6세에 유튜브를, 9세에 인스타그램을 쓰기 시작했다.
배심원단은 두 회사가 플랫폼 설계와 운영에서 과실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이 과실이 원고 피해의 실질적 요인이었으며 위험을 경고하지 않은 책임도 있다고 봤다. 배상액은 손해배상 300만 달러와 징벌적 손해배상 300만 달러를 합쳐 총 600만 달러(약 86억원)였다. 책임 비율은 메타 70%, 유튜브 30%로 정해졌다. 징벌적 배상액 가운데 메타 몫은 210만 달러, 유튜브 몫은 90만 달러다. 배심원단은 두 회사에 악의나 억압, 사기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 재판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가 직접 증인으로 나섰다. 한 배심원은 저커버그 CEO가 증언 내용을 "이랬다저랬다 바꾼" 점이 배심원단에게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메타는 당시 “10대의 정신 건강은 매우 복잡한 문제이며 하나의 앱과 연결 지을 수 없다”며 항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첫 학군 선도 재판에서는 원고인 교육구가 모든 기업과 합의했다.
주 정부와 170억 달러 합의…뉴멕시코선 연이은 패소
메타는 주 정부들이 제기한 소송에서도 합의를 택했다. 메타는 지난 8월26일 미국 대부분의 주와 소송을 끝내는 합의안을 마련했다. AP통신은 합의 규모를 10년간 170억 달러로 전했다. 메타는 텍사스주 몫을 포함해 180억 달러로 추산했다.
합의안에 따라 메타는 18세 미만 이용자에게 기본 하루 2시간의 사용 시간 제한을 적용해야 한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접속이 차단된다. 이 제한은 부모만 풀 수 있다. 평일 수업 시간에는 푸시 알림을 보낼 수 없다. 미성년자 게시물의 '좋아요' 수는 표시되지 않는다. 성형수술 효과를 내는 필터도 금지된다. 독립 감사인이 이행 여부를 감시한다. 합의금의 30%는 유튜브와 틱톡이 비슷한 안전 기능을 도입해야 지급된다. 합의안은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 연방판사의 승인을 받아야 효력이 생긴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소셜미디어를 우리 아이들에게 덜 위험하게 만들 합의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합의에서 빠진 뉴멕시코주는 메타를 상대로 홀로 소송을 이어가 잇따라 승소했다. 뉴멕시코주 배심원단은 3월 메타가 아동 안전과 관련해 주 불공정거래행위법을 위반했다며 3억7500만 달러 배상을 평결했다. 위반 1건당 법정 최고액인 5000달러를 적용한 결과다. 브라이언 비드샤이드 판사는 8월 5억6700만 달러의 벌금을 추가로 부과했다. 18세 미만 이용자의 월 사용 시간을 90시간으로 제한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이달 21일에는 별도의 개인정보 소송에서 더 큰 판결이 나왔다. 프랜시스 J. 매슈 판사는 메타가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 처리 방식을 두고 소비자를 속였다며 250억 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배심원단은 9월 메타가 뉴멕시코주 소비자보호법을 4300만 건 넘게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 소송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2016년 미국 대선 정치광고에 페이스북 이용자 약 8700만명의 정보를 활용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라울 토레스 뉴멕시코주 법무장관은 "이번 판결은 실리콘밸리에 보내는 신호이자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C.J. 마호니 메타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이 소송의 본질은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말에 새 규칙을 강제하려는 표현에 대한 세금"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항소심에서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