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이런 선거는 처음... 온갖 '최초 기록'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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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날 4개 주서 흑인 주지사 탄생
성소수자·무슬림도 연방의회 입성

키샤 랜스 보텀스 조지아 주지사 당선인이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주지사가 됐다.

보텀스 당선인은 3일(현지시각)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억만장자 후보를 꺾었다. 조지아에서 여성이나 흑인이 주지사에 오른 것도 처음이다. 보텀스 당선인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애틀랜타 시장을 한 차례 지냈다. 시장 퇴임 뒤에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일했다.

미국 선거 자료사진 /  Pexels
미국 선거 자료사진 / Pexels

민주당은 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되찾았다. 상원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텍사스, 캔자스, 아이오와, 메인 등 공화당 현역 의석 7곳을 빼앗았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함께 장악한 것은 2023년 이후 처음이다. 민주당이 휩쓴 선거판에서 인종, 종교, 성소수자, 세대를 가리지 않고 '최초' 기록이 잇따랐다.

흑인 주지사 탄생은 조지아에 그치지 않았다. 플로리다에서는 바이런 도널즈 공화당 하원의원이 주지사에 당선돼 플로리다 첫 흑인 주지사가 됐다. 위스콘신에서는 데이비드 크롤리 밀워키카운티장이 첫 흑인 주지사로 뽑혔다. 네바다도 에런 포드 주 법무장관을 첫 흑인 주지사로 선택했다. 이날 하루에만 4개 주에서 첫 흑인 주지사가 나온 셈이다.

뉴욕에서는 캐시 호컬 주지사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주 역사상 처음으로 주지사와 부지사가 모두 여성인 조합이 탄생했다. 호컬 주지사의 러닝메이트인 에이드리언 애덤스 부지사 당선인은 뉴욕에서 부지사에 선출된 첫 흑인 여성이다.

원주민 출신 정치인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데브 할랜드 전 내무장관은 뉴멕시코 주지사 선거에서 이겨 미국 첫 원주민 여성 주지사가 됐다. 라구나 푸에블로 부족 출신인 할랜드 전 장관은 바이든 정부에서 원주민 출신 첫 연방 장관을 지냈다.

미네소타에서는 오지브웨족 화이트어스 네이션 구성원인 페기 플래너건 미네소타 부지사가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원주민 여성이 연방 상원의원에 뽑힌 것은 플래너건 부지사가 처음이다. 플래너건 부지사는 불출마를 선언한 티나 스미스 민주당 상원의원의 뒤를 잇는다.

라틴계 주지사도 나왔다. 하비에르 베세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이겨 현대 들어 캘리포니아 첫 라틴계 주지사가 됐다. 베세라 전 장관은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을 거쳐 바이든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았다.

공화당 텃밭 텍사스에서는 지나 이노호사 텍사스주 하원의원이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꺾고 텍사스 첫 라틴계 여성 주지사에 올랐다.

여성 주지사 기록도 여러 주에서 새로 쓰였다. 오하이오에서는 에이미 액턴 전 오하이오주 보건국장이 첫 여성 주지사로 뽑혔다. 액턴 전 국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주 방역을 이끈 인물이다. 오하이오에서 민주당 주지사가 나온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미네소타에서는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첫 여성 주지사에 당선됐다. 테네시에서는 마샤 블랙번 공화당 상원의원이 첫 여성 주지사가 됐다. 블랙번 의원은 선거 막판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자신의 랩 영상을 조기투표 독려용으로 내놨다가 조롱을 받기도 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소아과 의사 출신인 애니 앤드루스 민주당 후보가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을 꺾었다. 2003년부터 상원의원을 지낸 공화당 중진이 정치 신인에게 자리를 내준 것이다. 앤드루스 후보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첫 여성이 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2024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p 차로 이긴 곳이다.

종교와 성소수자 분야에서도 벽이 허물어졌다. 압둘 엘사예드 미시간 상원의원 당선인은 미국 첫 무슬림 연방 상원의원이 된다. 엘사예드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정체성과 종교를 두고 잇따라 공격을 받았지만 치열한 접전 끝에 이겼다. 엘사예드 당선인은 불출마한 게리 피터스 민주당 상원의원의 자리를 물려받는다. 뉴저지에서는 애덤 하마위 민주당 후보가 이 주의 첫 무슬림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크리스 패파스 뉴햄프셔 하원의원은 상원의원에 당선돼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남성으로는 처음으로 상원에 입성한다. 패파스 의원은 은퇴하는 진 섀힌 민주당 상원의원의 자리를 이어받는다. 미시간에서는 제러미 모스 민주당 후보가 이 주에서 커밍아웃한 남성 동성애자로는 처음으로 연방 하원의원이 됐다. 네브래스카는 데니스 파월 민주당 후보를 주 역사상 첫 히스패닉 연방 하원의원으로 뽑았다.

세대교체 바람도 거셌다. 콜로라도의 멜랏 키로스 당선인은 Z세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연방 의회에 입성한다. 1997년생인 키로스 당선인은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한다. Z세대 첫 연방 의원은 2023년 의회에 들어간 같은 1997년생 맥스웰 프로스트 민주당 하원의원(플로리다)이다.

젊은 유권자의 표심 변화도 컸다. 초기 추정치에 따르면 18~29세 유권자 사이에서 민주당 성적은 2024년 대선보다 32%p 좋아졌다. 라틴계 유권자 사이에서는 28%p, 전국 평균으로는 15%p 개선된 것으로 추정됐다.

상원 물갈이 폭도 컸다. 이번 선거로 교체되는 상원의원은 여야를 합쳐 최소 17명으로 1980년 이후 가장 많다. 물러나는 상원의원의 평균 나이는 70세다. 2027년 1월 취임 때 50세 미만인 상원의원은 최소 15명으로 종전 8명에서 크게 늘어난다.

하원에서는 민주당 여성 의원이 100명을 넘어선다. 한 정당 여성 하원의원이 동시에 100명 넘게 의정 활동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하원 권력 교체에 따라 또 하나의 '최초'도 예고됐다. 하원 다수당이 된 민주당을 이끄는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뉴욕)는 하원의장에 오르면 미국 첫 흑인 하원의장이 된다.

주 정부 권력 지형도 바뀌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민주당이 1993년 이후 처음으로 주지사와 주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