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뢰하나” 1001명에게 물었더니... 정말 민망한 결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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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신뢰한다” 29% “신뢰하지 않는다” 57%
헌법재판소와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직후보다 나란히 떨어졌다. 헌재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년 7개월 사이 12%포인트(p) 줄었다. 법원은 신뢰한다는 응답보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지난달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0%대에 그쳤다. 신설 수사기관에 대한 평가는 응답자의 이념 성향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한국갤럽은 지난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관별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헌재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49%,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6%로 나타났ᄃᆞ고 6일 공표했다. 법원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41%,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7%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신뢰도를 물은 기관은 헌재, 법원, 공수처, 경찰청, 중수청, 공소청 6곳이다. 이 가운데 신뢰한다는 응답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보다 많은 곳은 헌재뿐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같은 달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됐다. 헌재는 지난해 4월 4일 재판관 8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의 결정이었다. 한국갤럽은 선고 직후에도 같은 문항으로 기관별 신뢰도를 물었다. 당시 헌재 신뢰도는 61%였다. 이번 조사에선 49%로 12%p 내려갔다. 법원 신뢰도는 46%에서 41%로 5%p 낮아졌다.
한국갤럽은 "이들 사법기관에 대한 시각 변화는 진보층에서 두드러졌다"며 "최근 대법관 공석 사태 등으로 말미암은 여권 내 기류를 짐작게 했다"고 밝혔다.
대법관 공석 문제는 올해 내내 사법부를 둘러싼 쟁점이었다. 대법관 후보 제청을 놓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갈등을 빚으면서 빈자리가 장기간 채워지지 않았다. 지난 9월 이흥구 대법관이 퇴임하면서 공석은 2명으로 늘었다. 상고심 재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법조계 안팎에서 나왔다. 대법관 공백이 전원합의체 심리에도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수사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사법기관보다 낮았다. 헌재와 법원을 제외한 4개 기관의 신뢰도는 모두 20%대에 머물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4%,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8%였다. 공수처 신뢰도는 지난해 4월 32%에서 8%p 떨어졌다. 경찰청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9%,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7%로 조사됐다.
검찰개혁에 따라 지난달 문을 연 중수청과 공소청도 출범 한 달 만에 신뢰도 평가를 받았다. 중수청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9%,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9%였다. 공소청은 신뢰한다는 응답이 25%,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0%로 나타났다.
중수청과 공소청은 지난달 2일 공식 출범했다. 두 기관은 지난해 9월 국회를 통과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라 1948년 설립된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그 기능을 나눠 맡았다. 검찰청은 78년 만에 간판을 내렸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공소청은 법무부 소속으로 기소와 공소 유지를 맡는다. 출범 한 달이 지났지만 현장에는 아직 검찰청의 흔적이 남아 있다. 대구공소청 앞 도로에는 출범 한 달을 맞은 2일에도 '검찰청'으로 표기된 교통 표지판이 그대로 설치돼 있었다.
수사기관 신뢰도는 응답자의 이념 성향에 따라 크게 갈렸다. 중수청, 공소청, 경찰청, 공수처 4개 기관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진보층에서 모두 40%대를 기록했다. 중도층에서는 30% 안팎이었다. 보수층에서는 4개 기관 모두 20%를 넘지 못했다.
중수청과 공소청은 여권 주도로 새로 만들어진 기관이다. 경찰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1차 수사 종결권을 가졌다. 이번 검찰개혁 과정에서 수사 권한은 더 커졌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를 전담하기 위해 2021년 1월 문재인 정부 시절 출범했다.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 대한 평가도 박했다. 국감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본 응답자는 15%였다. 성과가 없었다는 응답은 46%로 집계됐다. 39%는 의견을 유보했다.
국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이념 성향을 가리지 않았다. 국감 성과가 없었다는 응답은 보수층에서 60%, 중도층에서 48%, 진보층에서 40%로 나타났다.
국감 성과를 부정적으로 본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상대 비방·정쟁·싸우기만 함을 22% 꼽았다. 개선·달라진 점 없음은 11%, 여당의 밀어붙임·다수당 횡포는 10%였다. 핵심 벗어남·내용 부실은 8%, 전반적으로 잘못함은 7%, 당리당략·자기편 감싸기는 5%로 조사됐다. 경제·민생 문제 외면, 국회의원 불신·자질 부족, 의혹 확인 안 됨·풀리지 않음은 각각 3%였다.
한국갤럽은 "올해는 여야 지지층을 비롯한 대부분 응답자 특성에서 국감 성과에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사법부 외 여러 사안으로 파편화 양상을 보였다. 의원들의 질의와 고성 장면을 짧게 편집한 영상이 대거 등장해 이른바 '쇼츠(shorts) 국감'이란 비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국감에서 가장 활약한 국회의원을 묻는 질문에는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각각 5%의 응답을 얻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3%,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1.5%였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1.2%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 자체 조사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방식의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은 40.8%, 응답률은 9.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