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요즘 이렇게 합니다. 속지 마세요” (실제 목소리)

2019-08-2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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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치밀해지고 있는 '보이스피싱 수법'
'피해자 입증', '재산권 동결' 등 전문용어 쓰며 결제 유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셔터스톡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셔터스톡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좀 더 치밀한 방법으로 발전하고 있다. 만약 검찰에게 전화가 와서 사건에 휘말렸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지난 6월 유튜브 채널 로이어프렌즈에는 '변호사가 실제 보이스피싱 전화를 들으면?ㅋㅋㅋ'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번 영상에서 박성민, 손병구, 이경민 변호사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손 변호사는 "지인이 얼마 전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저한테 연락을 주셨다"며 녹취된 음성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의문의 남성은 손 변호사의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현 시간부로 녹취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저는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의 금융기업 범죄 전담부 소속으로 근무 중인 유재형 검찰 수사관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께서 진술해주신 본인 명의 입출금 계좌에는 본인이 검찰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재산권이 대략적으로 얼마나 형성되었는지에 대해서 말씀해달라"라며 뜬금없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로이어프렌즈 - 변호사 친구들'
유튜브 '로이어프렌즈 - 변호사 친구들'

손 변호사는 "여기서부터 이상하지 않냐"며 "수사관은 내 통장에 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조사를 받으러 가게 되면 재산이 얼마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긴 한데, 구체적으로 무슨 통장에 얼마가 있느냐. 이런 걸 묻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남성은 계속해서 "검사와 통화 연결 시 필요한 사건 번호를 메모해달라"며 전화를 이어갔다. 이를 들은 이 변호사는 "그럴싸하다"며 놀랐다.

손 변호사는 "사건번호에 '고합'이 붙어있다. 한 번이라도 송사에 휘말리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수 있다. '고합'이 들어간 사건번호는 형사 1심 합의부 재판을 말한다. 여기서부터 확실히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자신을 '검사'라고 칭하는 남성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 남성은 "현재 본인이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어떠한 부분도 설명할 증거 자료가 없기 때문에 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손 변호사는 웃음을 터뜨리며 "진짜 웃기는 거다. 자료도 없는데 조사를 한다고 한다. 피의자로 소환하려면 수사기관이 범죄임을 입증해야 한다. 돈을 달라는 말을 그럴싸하게 꾸며낸 거다"라고 말했다.

남성은 계속해서 '피해자 입증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렇지 않으면 '재산권 동결'이 진행된다고 으름장을 놨다. 1~2시간 정도 전화로 조사를 해야 한다며 며칠의 소환 일자를 알려주기도 했다. 모두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손 변호사는 "피해자 입증 조사와 피해자 입증 서류라는 것은 없으며, 재산권이 동결될 일도 절대 없다. 조사는 전화로 진행되지 않는다. 소환 날짜는 보통 서면으로 알리며 한 번 진행한 뒤 그 이후에 조사할 게 있으면 또 부르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비슷한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며 자신이 겪은 보이스피싱 수법을 댓글로 남기며 공유했다.

유튜브, '로이어프렌즈 - 변호사 친구들'
home 윤희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