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주민 "욕설에 매연에… 태극기 봉으로 맞은 적도 있다"

2017-03-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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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모임 중 하나인 '박근혜 지킴이 결사대' / 뉴스1 박근혜 전 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모임 중 하나인 '박근혜 지킴이 결사대' /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바로 옆에 있는 서울 삼성동 삼릉초등학교 학부모가 자택 근처 집회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17일 익명으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한 학부모 A씨는 연일 집회를 열고 있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와 박 전 대통령을 취재하려고 몰려드는 언론 때문에 입는 피해를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 지지자 단체들은 취재진을 향해 '신체 주요 부위를 잘라라'는 등 심한 욕설을 퍼붓고 있다. 문제는 그 앞을 지나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욕설을 고스란히 듣고 있다는 것이었다.

A씨는 "아이들을 붙잡아놓고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한다며 이야기할 때도 있고 편의점에서도 일장연설을 하실 때가 있다"며 "아이들은 그 골목 지나가는 걸 무서워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태극기 봉에 맞는 경우도 있었다. A씨는 "그냥 길이었는데 태극기 봉으로 두 대를 맞았다"며 "기자 아니고 여기 주민이라고 말했는데도 막무가내로 태극기 봉으로 저를 때리셨다"고 털어놨다.

박 전 대통령 자택을 취재하려는 취재진으로 인한 고충도 있었다. 불법 주차된 기자 차량이 공회전하면서 매연에 시달리는 것이다.

A씨는 "박 전 대통령이 창문도 못 열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바로 인근 반지하 사시는 분은 매연 탓에 자신도 창문을 못 열어 고통스럽다고 하더라. 박 전 대통령이 괴롭다면 이웃들의 고통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더라"고 전했다.

앞서 '박근혜 지킴이 결사대'는 학생들 등하교 시간에는 집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삼성동 주민과 인근 학교 학부모들은 더욱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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