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2021년 결산] 11년 전 '무한도전'에서 나온 할아버지의 뜬금없는 말, 한국을 놀라게 하다

#네이버_실검_폐지

지난 2월 25일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이하 실검)가 16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2005년부터 제공되기 시작한 실검은 전국 각지의 소식과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반영했다. 실검은 네이버 일 평균 이용자 수 약 3000만 명 대를 유지하는 데 일조하며 네이버 간판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실검을 둘러싼 잡음이 있었다. 실검의 파급력을 이용해 마케팅을 전개하는 기업이 하나 둘 생겨났다. 실검이 본질을 잃고 ‘광고판’이 돼버렸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또 특정 검색어를 의도적으로 실검에 올리는 등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더불어 유저들이 정보를 찾아보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실검은 끝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메타버스

메타버스(Metaverse)는 2021년 전체를 관통하는 메가 트렌드였다고 말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의 사회·경제·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가상의 세계를 뜻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로블록스, 동물의 숲,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을 겸하는 서비스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수많은 기업과 단체가 메타버스 공간을 가상의 사무실, 놀이터, 전시 공간 등으로 활용하며 화제를 낳았다.

올해 하반기에는 여러 IT 기업이 저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였다. 네이버의 아크버스, SKT의 이프랜드, 메타의 호라이즌 월드, 두나무의 세컨블록, 싸이월드X한글과컴퓨터의 한컴타운, 그리고 새롭게 단장할 버디버디가 바로 그 예시다. 메타버스는 내년에도 주목해야 할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NFT #암호화폐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도 메타버스와 함께 알아둬야 할 키워드다. NFT는 암호화폐의 일종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디지털 자산에 고유한 소유권을 부여하는 토큰을 뜻한다. 영국의 사전 출판사 콜린스는 NFT를 2021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기도 했다.

NFT는 현재까지 주로 미술 작품 거래에 활용되고 있지만, 지난달 MBC '무한도전'의 레전드 장면 ‘무야~호~’가 NFT로 출시돼 950만 원에 낙찰되며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무야~호~’는 2010년 3월 6일 방영분인 외박 특집 '오마이텐트'에서 등장한 발언이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도 BTS 굿즈를 NFT로 발행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NFT의 발행·거래 과정에서 소모되는 전력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유성과 희소성, 그리고 위험성과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현재의 NFT 기술은 당분간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빅테크_기업_규제

빅테크 기업을 향해 강화된 규제의 목소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지난 9월 국내외를 뜨겁게 달군 ‘페이스북 내부 폭로 사태’가 도화선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구글, 메타, 애플, 틱톡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저마다 정책 강화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메타는 자사의 SNS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정책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페이스북은 미성년자와 민감한 주제의 타깃 광고를 중단했으며 얼굴 인식 기능도 폐지했다. 인스타그램 키즈의 개발을 중단하고 내년 초, 현재의 알고리즘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구글 역시 미성년자 타깃 광고 중단, 유튜브 싫어요 수 폐지 등 미성년자 및 크리에이터 보호 목적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당분간은 이 정책의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숏폼_동영상

올 해에는 숏폼 형태의 영상 콘텐츠가 특히 활발하게 확산됐다. 숏폼 영상 플랫폼의 선두주자인 틱톡을 필두로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가 함께 힘을 보탰다. 숏폼 영상의 최대 길이도 늘어났다. 틱톡은 기존 1분에서 3분까지로 제한을 대폭 완화했다. 릴스 역시 영상 최대 길이 30초에서 1분까지로 늘어났다.

숏폼 영상으로 사랑 받은 크리에이터들도 있다. 케이팝 아이돌 댄스 커버 영상을 올리는 땡깡, 개그 유튜버 가나 쌍둥이, MBTI 등 상황극 영상을 올리는 빵먹다살찐떡, 재벌 딸 쇼츠 시리즈로 화제된 씨씨코, 그리고 스우파 쇼츠 영상으로 떡상한 조씨가 대표적이다.

#가상_인플루언서 #캐릭터

가상 인플루언서의 진격은 올해에도 계속됐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나이를 먹지 않고 사생활 이슈가 없으며, Z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특히 로지와 루이가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로지는 신한라이프의 CF를 시작으로 정관장, GS25, 부쉐론 등 수많은 브랜드의 광고 모델을 맡으며 대세임을 입증했다. 노래하는 버추얼 유튜버로 활동 중인 루이는 CJ온스타일의 쇼호스트로 활약하기도 했다.

캐릭터도 인플루언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카카오프렌즈의 ‘춘식이’는 GS25 빼빼로와 콜라보해 화제를 낳았다. 인스타그램 및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최고심’은 귀여운 짤로 인기를 얻고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인터넷 밈으로 유명해진 ‘잔망 루피’도 팝업스토어는 물론, 도미노피자 모델로 기용되면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OTT_서비스

OTT (Over The Top) 서비스도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OTT 서비스는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처럼 인터넷을 통해 영상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많고 많은 OTT 서비스 중 올해를 휘어잡은 건 단연 넷플릭스다. 특히 ‘D.P.’, ‘오징어 게임’, ‘지옥’ 등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대한민국이 콘텐츠 강국임을 입증했다.

올해 하반기엔 디즈니+와 애플 TV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OTT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넷플릭스는 사업 영토 확장을 위한 첫 발로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OTT 서비스 플랫폼들이 유저 포섭을 위해 앞으로 선보일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오프라인_매장 #변화

장기전을 맞이한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매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게 되면서, 궁지에 몰린 오프라인 매장이 운영 방법에 변화를 꾀한 것이다. 2021년 새롭게 주목 받은 오프라인 매장은 크게 체험형 매장, 리테일 테크 매장으로 나눌 수 있다.

다양한 즐길 거리로 입소문을 탄 브랜드의 체험형 매장으로는 현대차의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젠틀몬스터의 ‘하우스 도산’, SKT의 ‘미퓨의 방’ 등이 있었다. 발달된 기술로 놀라움을 자아낸 리테일 테크 매장 중에서는 로봇 카페 ‘비트박스’와 더현대 서울의 ‘언커먼스토어’가 있다.

#ESG경영 #필환경

‘ESG 경영’은 2021년 국내 여러 기업의 최대 관심사였다. ESG 경영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사회적 경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식품업계는 무라벨 제품을 출시했고, 뷰티업계는 비건뷰티·클린뷰티를 표방하고 나섰다. 카페 브랜드는 매장에서의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이 환경을 생각하는 자세는 더 이상 플러스 요인이 아니며 이미 ‘필수 소양’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의 소비자는 브랜드의 행보를 소비한다. 즉, 브랜드를 향한 관심이 고객 충성도로 직결되는 것이다. ESG 경영은 기업이 환경과 소비자를 얼마나 세심하게 배려하는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플랫폼 #구독_서비스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함으로써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 경제’도 여러 분야에서 꾸준히 활용됐다. 특히 2021년은 유통업계가 아닌, 플랫폼이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가 빛을 발했다.

SKT는 지난 8월, 아마존을 비롯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구독 서비스 ‘T우주’를 론칭해 반향을 일으켰다. 네이버는 콘텐츠 유료 구독 플랫폼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를 내세웠다. 카카오는 다양한 정기 구독 서비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카카오 구독 ON’과 월정액으로 이모티콘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22년 #전망

2022년에도 비대면 프로세스의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빠른 상용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에서의 경제활동도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이미 인스타그램과 틱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 수많은 플랫폼이 NFT 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모든 분야에서 비대면 방식이 보편화된다면, 디지털 소외계층인 노년층의 편의를 도와주는 새로운 서비스도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년층은 무인 계산대인 키오스크의 사용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년층의 디지털 환경 적응을 도와줄 새로운 산업이나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NFT를 이용해 게임 내에서 돈을 벌 수 있는 ‘P2E(Play to Earn)’ 게임도 내년에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P2E 게임은 현재 한국에서 사행성의 이유로 규제 대상이다. 하지만 수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NFT를 도입한 게임을 준비하고 있어 이 시스템을 허용해달라는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SNS 플랫폼 규제 정책이 강화되면서 SNS 이용 양상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추측된다. 당장 내년 초에 인스타그램이 앱 내에서 알고리즘을 없앤다. 이렇게 SNS 플랫폼이 필터 버블(Filter Bubble)을 하나 둘 타파한다면, 유저가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찾아보는 형태로 서서히 변화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SNS 콘텐츠의 파급력은 지금보다도 더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올해도 위클리 리포트와 함께 마무리하게 됐다. 앞으로도 새로운 트렌드와 재미있는 소식을 가지고 올 위클리 리포트에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린다.